사립유치원 비리가 드러나면서 정부가 비리 유치원의 명단을 공개하기로 하는 등 강경대응하기로 했다.
정부와 여당은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면서 우선 비리 유치원의 명단을 공개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굳혔다. 이에 대해 사립유치원 단체는 유치원 공개를 막기 위한 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내는 등 맞대응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8일 사립유치원 비리를 막지 못한 교육당국의 책임을 인정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 부교육감회의에서 “사립유치원의 비리와 도덕적 해이가 이렇게 심각해질 때까지 교육 당국이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2013년부터 매년 사립유치원에 2조원이 투입됐는데도 그간 투명한 회계시스템과 상시 감사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점은 교육 당국이 성찰해야 한다고 유 부총리는 지적했다.
유 부총리는 “지난 5년간 감사받은 사립유치원 중 약 90%가 시정조치를 지적받았다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지금부터라도 교육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이 사립유치원 투명성 강화와 비리근절을 위한 대책을 수립·집행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날 회의에서 사립유치원 감사결과를 25일까지 실명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언론에 보도된 유치원을 모두 ‘비리 유치원’으로 오인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시·도 교육청별로 2013∼2017년 유치원 감사결과를 전면 공개하기로 했다. 공개대상에는 유치원 실명이 포함되지만, 설립자와 원장의 이름은 들어가지 않는다.
교육부는 시정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비리 신고가 들어온 유치원, 대규모·고액 유치원을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종합감사를 벌이고, 유치원 비리 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19일부터 유치원 비리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시·도별 전담팀과 교육부 ‘유치원 공공성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꾸린다.
유 부총리는 또 “당장 폐원하겠다는 사립유치원이 있는데 아이 맡길 곳이 없는 학부모의 안타까운 사정을 악용하는 것”이라며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사립유치원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치원 감사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한 MBC를 상대로 감사결과 공개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서부지법에 제기했다.
한유총은 15일 법무법인 광장과 계약을 체결하고 박용진 의원실로부터 자료를 받아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MBC를 상대로 ▲명단 공개금지 가처분 신청 ▲정정보도·반론보도를 위한 언론중재 제소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검토를 벌였다.
박 의원은 지난 11일 1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서 비리혐의로 적발된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1800여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박 의원은 “소송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유치원 비리 해결의 끝을 보겠다”며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감사 적발유치원 추가명단을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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