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7명은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휴대폰으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지만, 교사의 절반 이상은 근무시간 구분없이 수시로 오는 연락에 사생활 침해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6월 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원 18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근무시간외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침해 교원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교원의 대부분이 학생과 학부모에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96.4%)했으며, 전화나 문자메세지(카카오톡 등 SNS 포함)로 연락(95.8%)을 받고 있었다.
휴대전화를 통해 받는 전화나 문자메세지 등의 주요 내용으로는 학생 관련 상담(학교폭력 사안, 학생의 사고로 인한 결석 등)이 70.0%로 가장 많았으며, 단순 질의(녹색어머니회 순서, 준비물 등)가 53.8%, 항의 등 민원성 질의는 27.9%, 교육활동과 무관한 사항은 13.6%에 달했다.
교총은 “학생 관련 상담과 같은 본연의 교육활동과 관련된 내용이 가장 많았으나 교육과정 및 교육활동과 무관한 단순 질의, 민원성 질의 등의 내용도 과반수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원의 절반 이상(64.2%)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근무시간 구분없이 수시로 연락을 받고 있으며, 퇴근 후(21.4%), 주말 또는 공휴일(3.2%)에도 연락을 받았다.
교원의 79.6%는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침해 정도가 심각하다(매우 심각 34.2%, 심각 45.4%)’고 응답해 사생활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술을 먹고 퇴근시간 이후 전화로 욕을 하며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 한 학부모, 주말 내내 자신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녀를 한달 넘게 시키지 않은 학부모, 개인 SNS에 사적인 질문을 남기는 경우가 있었다. 한 교사는 스트레스에 시달려 전화기를 2대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교원의 절반 이상(68.2%)은 개인 휴대전화번호 공개에 반대했으며, 휴대전화번호 공개를 반대하는 이유로 ‘근무시간 외 사생활 보호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80.2%로 가장 높았다. 이어 ‘휴대전화는 사적번호이므로 공적 용도로 활용 되는 것은 부적절’(67.3%), ‘교육활동과 무관한 전화(문자메세지 등)로 인한 교권침해 방지’(51.5%) 순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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