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8일 자사고 지원자들이 일반고에 이중 지원하지 못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81조 5항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교원단체는 찬반 의견을 보이며 각자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달 29일 논평을 통해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보호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결정”이라며 “교육 현장의 혼란을 해결하고 교육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는 교육법정주의를 확립했다”고 평가했다.
교총은 일부 교육청에서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을 재지정평가하고, 이들 학교에서 탈락한 학생들을 집 근처 일반고에 자리가 남아도 거리가 먼 비평준화 지역의 미달 학교에 배정하도록 방침을 정하는 등 학생과 학부모에게 막대한 손해와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이들 학교는) 교육체제의 한 축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정부와 이들 학교를 믿고 선택했다”며 “교육현장의 혼란을 초래하며 학교선택권을 침해하려는 것은 교육적으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에 문제점이 있다면 설립목적에 맞게 지도‧보완하거나 운영이 어려워 일반고 전환을 희망하는 학교는 의견을 수렴해 단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같은날 논평을 내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 ‘특권학교’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졌다”며 교육부, 교육청 등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이번 헌재 결정이 균등한 교육적 권리를 주장하는 학생‧학부모의 의견보다 자사고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그들의 활로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자사고 폐지는 정부 차원에서 가능하다며, 법‧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교육부의 과제, 자사고에 대한 제도적 평가를 통해 지정을 취소하는 것은 교육청의 과제라고 말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자사고와 외고가 속하는 자율학교는 초중등교육법 61조에 근거해 설립‧운영되는 학교이며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교육부가 2010년 자사고를 설립하면서 5년 시한을 정해 재지정평가(외고, 국제고는 2011년)를 받도록 했다.
전교조는 이를 근거로 “이들 학교가 공교육 개선‧발전에 부정적 효과를 끼치고 있는 사실은 숱하게 지적됐다”며 제도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국정과제에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명시된만큼 시행령 개정과 함께 ‘고교선택제’ 문제점도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3일 논평을 통해 ▲자사고 불합격생이 일반고를 지원할 때 어려움이 없도록 하라는 등 자사고 지원 학생 문제만 과도하게 인정 ▲일반고 지원 학생과의 형평성이 맞지 않아 역차별 문제를 일으킴 ▲과학고(영재학교)→자사고(외고 및 국제고)→일반고 등 고입전형이 다단계로 이뤄져 고입서열화 문제 심각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은 고입방법을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전환하고, 전국형 자사고의 모집단위를 광역형으로 제한하며, 각 특권학교의 근거 법령이 되는 시행령을 개정하는 등 고교서열화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정책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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