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 의무 지출 경비로 지정하기로 하자 교육감들이 '국가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배분 기준을 학생 수 중심으로 변경하려는 교육당국의 방침에 대해서도 자칫 농어촌 지역 교육환경이 황폐화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5월 청와대에서 열린 '2015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누리과정 등 주요 교육서비스를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하고 교육청별 편성 결과를 공개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계획을 발표했다. 의무지출경비로 지정될 경우 시도교육청은 예산의 10% 가량을 누리과정에 배정해야 한다. 다른 곳에 쓰게 되면 이듬해 예산편성 때 그만큼 불이익을 받는다.
이 같은 조치 이면에는 지난해처럼 시도교육감들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거부하는 상황이 재발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식이 알려지자 시·도 교육감들은 "대통령 공약으로 정부가 책임져야 할 보육문제를 교육청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방재정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교육청의 의무지출 경비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 지난 16일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6일 대통령 담화 이후 후속조치로 발표한 '교육개혁 추진개혁'은 지역 내 시·도교육청과의 충분한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라며 "일방 통행하는 지방교육재정 개혁 추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기준 개편과 학교·교원규모 효율화 방안에 대해서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는 재정효율화를 위해 학교 수 50%, 학급 14%, 학생 수 36%를 반영하는 기존 지방교육교부금 배분 방식을 변경해 학교수 비중은 낮추고 학생수 비중을 최대 50%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서울과 경기 등 학생수가 많은 교육청은 큰 부담이 없지만, 농어촌 지역이 많아 학생수가 적은 일부 교육청은 재정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재정부담에 따른 농어촌지역 소규모 학교의 폐교가 불가피해진다. 자칫 도시에 비해 열악한 조건에서 공부하는 농어촌 학생들에게 동등한 교육기회를 뺏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7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 산정방식 변경에 대한 합리적 방안 마련을 위한 공개 토론회를 교육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방안이라는 명목으로 시도교육청간 갈등을 조장할 것이 아니라 연구용역 결과보고를 포함한 집중토론회를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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