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평교사를 장학관에 임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인사관리원칙 개정안을 발표한 서울시교육청의 행태가 교사들을 기망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차별논란에 휩싸였다.
시교육청은 지난 6일 교원인사관리원칙 행정예고를 통해 교육경력 15년 이상 이면 자질과 능력에 따라 장학관이나 연구관으로 임용하겠다고 밝혔다.
장학관 임용 요건을 보면 초등은 ‘임용예정직에 관련성이 있는 직무분야에서 3년 이상 연구 또는 근무실적과 15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요구했다. 중등은 '대학-사법대학-교육대학-전문대학 졸업자로서 중등 교육경력 15년 이상'으로 돼 있다.
문제는 이같은 평교사 장학관 임용 규정이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한달 전인 지난 9월 4일 앞으로 교장이나 교감등의 직위를 거치지 않은 교사가 장학관으로 채용될 수 없도록 하는 교육공무원 임용령을 입법예고 했다. 교육공무원 특별채용때 교장과 교감 경력이 1년 이상 있어야 하는 요건을 추가해 일반교사가 직접 장학관으로 승진할수 없도록 한 것이다.
교육부가 일반교사의 장학관 임용을 차단한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서울시교육청의 행정예고는 법 체계상 성립이 안되는 논리를 갖고 있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에서 장학관 임용요건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명시돼 있다.
시도교육청이 임으로 결정할수 없는 사안이다. 더욱이 상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교육부가 예고한 임용령이 대통령령으로 결정되면 서울시교육청의 인사원칙은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게 된다.
시교육청이 이같은 법적 절차를 몰랐을리가 없다. 그럼에도 마치 평교사도 장학관으로 승진할 수 있는 것처럼 진실을 호도했다. 현장을 돌아다니며 의견수렴을 하고 행정예고를 통해 금방이라도 이루질 것처럼 바람을 잡은 것이다.
교육부는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 관계자는 "교육부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서울교육청이 평교사 장학관 임용 행정예고를 내논 것은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르면 11월, 늦어도 12월엔 장학관 임용요건을 교감경력 1년 이상으로 개정할 계획" 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또 있다. 서울교육청은 평교사 장학관 임용을 추진하면서 초등과 중등을 차별한 것이다. 둘다 교육경력 15년 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초등 교사에게는 3년 이상의 연구실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일종의 박사학위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장학관에 임용시켜주겠다는 의도다.
현장 교사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한 초등학교 교감은 “장학관 임용을 하면서 초등과 중등을 차별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위”라며 “교육불평등에 도전하겠다는 조희연 교육감의 100일 다짐을 시교육청 직원들이 뭉개버린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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