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벌써 방학이다. 학생 성적 평정도 끝났다. 그런 다음 순서가 학생들이 교수들의 강의에 대한 만족도 평가 즉 강의 평가를 결과를 열람하는 일정이다. 만족도 평가가 완벽한 기준은 아니지만 이번 학기 동안 내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 보는 것이므로 열어 볼 때는 내심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한다. 예년의 경우 평가 항목 중 가장 만족도가 낮은 항목이 학생과 상호 소통이라고 해서 나름 소통 프로그램을 보완 했더니 다음 학기에 그 항목이 높아졌던 기억이 난다.
이번 학기기 결과도 기대 했던 것보다도 더 만족한 평가를 학생들이 해 주었다. 긍정적으로 봐주고 체크해준 학생들이 매우 고맙게 생각된다.
항상 학기마다 흥미로운 것은 나의 강의 평가 결과보다 학점별 강의 만족도이다. 강의 평가는 전체의 평균도 나와 있지만 A, B, C, D학점을 받은 학생별 강의 평가를 따로 분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당연히 나에게 A학점을 받은 학생이 나에 대한 강의 만족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내가 최고로 생각하면 상대방도 날 최고로 인정할 것이니까? 그런데 내가 받은 만족도 평가에 대한 예상은 6번 내내 항상 빗나갔다. 처음에는 이상하다? 우연이겠지….하며 갸우뚱만 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근소한 차이나마 B학점을 맞은 학생들의 교수 평가 점수가 A학점보다 높았다. 그리곤 좀 차이 나게 낮은 C학점 받는 학생의 만족도이다.
그래서 이제껏 살아 왔던 인간관계를 생각해 보았다. 지금도 잊지 않고 찾아 온 제자들이 당시 최고 우등생 그리고 학급 임원 또는 내가 지금도 생각 날정도로 사랑했던 제자도 있지만 중위권과 그런대로 상위권과 학생으로 기억했던 학생들이
“선생님, 가르침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말하곤 한다. 나의 기억 이편이 있던 것은 무반응이고, 나의 기억 저편이 있다가 이스라히 사라진 기억을 일깨워 주곤 한다.
교육행정을 맡던 시절도 내가 정성을 다해 믿었던 친구들보다 교육행정가로 당연히 처리 할 일을 처리 했을 분인데 지금 와서 고마웠다고 인사를 건네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사회를 이끌어 가는 중추 세력은 최상위권이기보다 긍정적이고 듬직한 중·상위권이다. 최상위권은 현재의 성공에 집착하여 눈앞에 보이는 손익에 급급하다보니 시야가 협소하여 미시적으로 보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중상위권은 긍정적으로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 여기저기 살피며 이것저것 생각하며 국토 방위도 세금의 원천도 국민 여론도 좀 느리지만 장중하게 움직이는 국가의 참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최상위권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예는 역사적으로 최고의 스타인 제갈공명과 한니발도 위나라와 로마에 굴복했고, 이번 올림픽의 축구 최고 스타인 메시와 네이마르가 독일의 전차군단 막강한 조직력에 무릅을 꿇는 사실에서 증명되기도 한다.
오늘 학생 만족도 교수 평가 결과를 보며 해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중·상위권 학생에 대한 찬사를 다시 한 번 해보며 미소를 지어 본다. 최상위권은 스스로를 낮추어 겸손해라 남을 더 배려하여 함께 하라. 중·상위권이여 자존감을 가져도 좋다! 그대들이 이 세상의 주인이다. 복 많이 받으리라!
<서울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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