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0시를 기해 이주호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다. 정확히 말하면 이제는 사회부총리가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 된 셈이다. 공식 명칭은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이다.
교육계는 교육부총리가 국정 넘버원까지 오르자 이 부총리의 관운에 혀를 내두른다. 그도 그럴것이 이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에서 여러차례 교체 대상에 오를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23년 6월 ’수능 난이도‘ 발언과 관련,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엄중경고를 받았다. 교육개혁 추진 방안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하지 않은 발언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이 부총리의 교체설이 파다하게 퍼졌지만 한달 뒤 터진 서이초 사건으로 국면이 전환되면서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지난해 11월에는 교체가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였다. 수능과 예산국회가 마무리되면 교육부총리는 교체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이 부총리도 어느정도 마음의 각오를 하고 있었다. 후임자가 정해졌다는 말까지 나왔고 당사자도 이를 극구 부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 되면서 이 부총리의 교체는 또다시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 게다가 이 부총리는 계엄선포 당시 국무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아 야당의 공세로부터 비켜났다.
이 부총리의 국무회의 불참은 대통령실로부터 참석 요청을 받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국회에서 이 부총리에게 불참 사유를 묻자 “연락을 받지 못한 것은 100%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그가 국무회의 부름을 받지 못한 것을 두고서는 “교체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교육부 안팎에서는 “정말 관운이 좋다”는 말들이 쏟아졌다. 사실 이 부총리가 윤석열 정부 내각에 입성하게 된 계기부터가 행운의 연속이다. 윤 정부 초대 교육부총리 후보자는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그러나 김 후보자의 딸이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에 선정돼 유학 비용을 지원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아빠찬스‘ 의혹으로 후보 지명 20여 일 만에 사퇴했다.
후임에는 박순애 서울대교수가 지명됐다. 그러나 박 부총리 역시 임명장을 받은지 34일만에 물러났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만5세 입학과 외고 폐지 추진이 결정타였다.
후임자 물색에 고심하던 정부는 결국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을 지낸 이주호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을 부총리에 지명했다.
당초 이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이너서클로부터 썩 환영받는 존재는 아니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당시 교육부 해체에 가까운 내용의 보고서를 제안했지만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결정적 계기가 발생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당시 야인이던 이 부총리가 출마했다. 후보 단일화를 주도하다 직접 선거에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비판이 거센데다 후원금도 넉넉하게 걷히지 않았다.
후보 단일화를 명분으로 출마했으나 이 역시 먹혀들지 않았다. 출구 전략을 찾던 그는 단식을 결행했다. 비록 이틀 만에 끝난 단식이었지만 대통령실이 이를 주목했다.
단식을 마치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이 부총리가 집으로 돌아간 그날 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게서 ’수고 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교육감 후보 단일화에는 실패 용산에는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이 부총리는 선택하는 결정적 단초가 된 것은 단식이라는 풀이가 나오 것도 이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한덕수 총리가 권한대행을 할때만 해도 이 부총리가 권한대행을 맡을 가능성은 이론상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억세게 좋은 관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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