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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바란다> IB 교육과정 도입의 문제점
기사입력 2019-10-11 오전 11:43:00 | 최종수정 2019-10-11 11:43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

하나고등학교 교사


2018년 12월 7일 기준, 전 세계에서 153개국이 IB(국제 바칼로레아, International Baccalaureate, 영어 불어의 조합)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국가별로는 평균 32개 단위학교에서 도입했다. 전 세계 각국에서 평균 32개 단위학교에서는 운영하는 IB프로그램은 평균 1.3개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외고와 외국인학교, 국제학교 등 25개 단위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전 세계 각 국의 평균 32개 단위학교보다는 다소 못 미치는 상황이다. 경기외고는 2011년 2월부터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IBDP 2년 과정을 시작했다. 현재 경기외고는 현재 수능반도 운영 중이며, IB반은 국제반 한 반에 해당한다. IB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든 사항은 IBO 측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IB교육은 인증학교만이 실행할 수 있다.

 IB 본부로부터 학교로 승인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IB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없다. 교사도 IBO에서 주관하는 2년 과정 연수를 받고 인증을 통과해야만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처럼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 등 일부에서만 진행이 되는 경우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를 일반 학교의 범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행 교원자격증을 통해 교원으로 선발되는 시스템으로는 운영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을 해결해야 한다.

현행 수시와 정시의 체제와 IB 프로그램을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도 문제이다. IB가 국가적 단위에서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이 된다면 모르겠지만 현재와 같이 매우 제한적인 단위학교에서만 운영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불가피하게 현행 대학입시체제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 치닫게 된다. 말하자면 현행 수시 및 정시를 준비하면서도 IB 교육과정을 병행해야 하는 이중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회적 신뢰라는 자본이다. 이것이 무너진 교육공동체는 어떤 정책을 수립하여 진행하더라도 ‘신뢰성’, ‘공정성’, ‘투명성’ 등의 시비가 발생하게 마련이다. 서술형, 논술형 문항 출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지 못하는 이유도 결국은 교사의 평가에 대한 공정성이 자리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인된 IB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공식적인 이의제기 절차나 통로가 마련되지 못한다면 마찬가지로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나긴 어렵다.

초·중·고 12년간 성적이의제기 절차를 경험하며 성장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현장 요구를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까? 일반적인 공정성 확보 방안을 살펴보면, 수시 학종 평가에서도 적용하고 있는 평가방식은 “복수의 평가자에 의한 단계별” 원칙이다. 

말하자면, 평가자 A와 B 두 사람이 한 학생의 논술형 답안을 평가한다. 두 사람이 평가한 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의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그런 경우 평균으로 처리하거나, 아예 평가결과를 무시하고, 다른 두 평가자 C와 D에게로 이관한다. 그래서 재평가를 한다. 혹은 경험이 많은 선임자가 평가하여 보정 과정을 거친다. 대략 이와 같은 방식으로 채점관 양성 과정을 거친다. 

렇다손 치더라도 ‘사람’이 하는 업무인지라 주관이 개입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의 주관을 최대한 배제하는 과정이 객관성과 공정성 그리고 신뢰성을 확립하는 방안인 것이다. 사회적 신뢰라는 자본이 축적된 사회이어야 이러한 평가방식이 가능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교체제개편, 대입체제개편,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 문제, 고교학점제 등의 현안과도 조율이 필요하다. 선제적으로 해결이 되고 난 이후에야 도입과정에서 거치는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자생적으로 일어난 혁신학교 및 혁신 교육의 운동 속에서 더디지만 자생력을 확보해 나가면서 교육의 건강성을 회복할 것인가. 아니면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공인된 IB 교육프로그램으로 우리 교육에 변화와 혁신을 도모할 것인가. 진지한 검토와 실현 가능성을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IB는 공인되었고, 훌륭한 시스템이다. 제도의 도입을 통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 사회·문화적 토양이 현저하게 다르고,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 또한 IB를 운영하는 나라들과 다르다. 도입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점검을 하고,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 

시범적인 실시를 통해 IB 도입에 무엇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점검이 가능할 것이다. 서두르지 말고 주변을 두루 살펴보면서 한국형 논술형 평가가 자리 잡고 현장에 착근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연구와 검토가 계속되어야 한다. 

기사제공 : 주간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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