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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청소년에게 “삶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이야기”임을 가르쳐야 한다
기사입력 2021-09-03 오후 6:06:00 | 최종수정 2021-09-03 18:06   

전재학
인천세원고등학교 교감

철학의 원론적 질문 중의 하나로 시작하고자 한다. “우리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여기엔 다양한 답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접근해 보자. “인간은 산소, 탄소, 수소, 그 외 여러 원자 더미에서 출현해서 사랑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꿈꾸는 존재이다.” 이런 놀라운 능력을 가진 인간이기에 인간은 그 자체가 경이로운 존재라 아니할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의 존재는 절대적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 우주에서조차 가치와 의미가 크다.


그러나 그 존재에 가치를 부여해 값지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인간 자신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은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절대 가치를 가진다 할 수 있다. 이는 비교적 긴 삶의 여정에서 경험은 많지 않으나 의욕적이고 정열적인 삶의 순례에 나서는 청소년들을 주목하고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고에서는 그들에게 그리고 그들을 교육하는 젊은 교사들에게 애정 어린 이야기로 도움을 전하고자 한다.


동유럽의 어느 오래된 이야기에 나오는 일화다. “한 여행자가 평화롭게 스텝 지대를 걷다가 갑자기 호랑이와 마주친다. 여행자는 목숨을 지키기 위해 달리다가 벼랑 끝에 이르러 뛰어내린다. 그런데 경악하게도 벼랑 밑에는 거대한 악어가 입을 쩍 벌린 채 그를 기다리고 있다. 여행자는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여서 재빨리 벼랑을 따라 자라고 있는 야생 관목의 가지를 움켜잡는다. 이로써 여행자는 두 가지 끔찍한 선택지 사이에 놓이게 된다. 위에 있는 호랑이에게 먹힐 것인가, 아래 있는 악어에게 먹힐 것인가. 설상가상으로 그가 매달린 나뭇가지를 쥐 두 마리가 쏠아대기 시작한다. 그는 죽음을 피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이 이야기를 가지고 실존적 위기 상황에 놓인 자기 삶의 어느 순간에 자신을 쥐와 악어에만 집중하느라 인생이 주는 그 어떤 것도 즐기지 못한 여행자가 바로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최선의 삶은 무엇일까를 궁리(窮理)하게 되었고 이에 톨스토이가 도출한 생각은 바로 이렇다. “여행자는 피할 수 없는 죽음에 집착하기보다 현재의 순간에 아직 유효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나뭇가지 옆에는 탐스런 딸기 몇 개가 있고 그는 다른 손으로 그 딸기를 집는다. 그리고 그 딸기를 먹는 순간, 그는 생각한다. 이렇게 달콤할 수가 있나!”


필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길든 짧든 삶은 어느 날 끝난다. 나머지 다른 모든 날은 그렇지 않다. 그 다른 모든 날들에는 아름다움을 맛보고, 의미를 발견하고, 달콤함을 맛볼 기회가 주어진다. 그래서 멋진 삶은 일상생활의 작은 경이로움의 진가를 아는 인생이랄 수 있다. 영국 출신의 20세기 대표적 선불교 저술가 중 한 사람인 엘렌 W. 와츠(Alan W. Watts)는 이 아이디어를 확장해서 불안이 주는 지혜에서 우리는 인생을 마지막에 진지한 목적이 있는 여행이나 순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중요한 것은 성공이든 뭐든, 어쩌면 사후의 천국 같은 그 마지막의 목적에 도달하는 것이 되고 말았고 거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핵심을 놓쳤다. 인생은 음악과 같은 일이고, 그러므로 당신은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췄어야 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잠시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 보자. 우리는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겠다는 프로젝트(Project)에 골몰한 나머지 자신의 인생을 의미 있게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우리는 인생을 프로젝트로 인식하고 접근하도록 세뇌당하며 성장해왔다. , 우리는 최대의 성과를 도출한다는 명목으로, 성공을 거머쥔다는 명목으로,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큰 뜻을 품고 노력을 우선시하도록 교육 받았다. 현재에도 청소년 교육의 전당인 학교에는 아직도 이런 비장한 생각이 변치 않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그것은 이처럼 인생을 어떤 프로젝트처럼 접근할 때 인생의 가치는 그 프로젝트의 성패에만 좌우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어떤 결과에만 집착했을 때,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는 그 지점에 이르는 과정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지루한 노역(勞役)이 된다. 프로젝트식 접근법의 문제점이 바로 이것이다. 인생이 도구화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의 가치관을 형성해가는 청소년시절부터 돈, 명예, 성공만을 위한 노력을 행복과 삶의 의미, 존재의 가치를 위한 사고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 결과물에만 집착하면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일상의 작고 반짝이는 순간들이 주는 이른바 소확행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옛 선인들은 그림의 떡이라 하지 않았던가.


이제 이를 앞서 경험한 기성세대가 성장하는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삶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이야기라고 말하는 것이다. , 최후의 결과만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과정이 더 중요함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것, 경험하는 것, 목격하는 것, 표현하는 것을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직접 선택한 일이든 외부에서 주어진 일이든, 그것은 여전히 그들 삶의 이야기의 일부다.


이야기는 경쟁이 아니다. 이야기는 그저 펼쳐진다. 청소년들은 종종 혼란을 안기는 이 복잡한 세상에서 아름다움과 분별력에 대한 감각을 얻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에 온통 의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마치 자신이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양말이다. 물론 이야기 안에 그들이 잠시라도 시도한 프로젝트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의 일부일 뿐이다.


청소년의 삶의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청소년과 그들을 교육하는 교사들이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현재의 풍요로움 그 자체이다. 이는 일찍이 미국의 실존주의 철학자 존 듀이가 표명한 교육이 의도하던 것이다. 그는 1000톤의 지식보다 1g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소위 실사구시(實事求是) 교육사상의 주체였다. 다시금 강조하고자 한다. 청소년, 교사 누구에게나 삶은 현재의 풍요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따라서 청소년과 교사가 학부모, 지역사회와 함께 느끼고 말하고 경험하여 축적되는 모든 풍요로운 이야기가 다름 아닌 진정한 교육임을 잊지 말자. 

기사제공 : 월간교육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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