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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사람을 사랑하는 참다운 길과 교육에의 소명의식
기사입력 2020-11-27 오전 10:28:00 | 최종수정 2020-11-27 오전 10:28:37   

전재학 인천세원고등학교 교감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은 고결한 싹을 틔워왔다. 현대에도 그 사상의 기초는 변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이 역경에 처해 어려울 때 일수록 더욱 빛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임이 드러난다. 단적인 예로 전 세계인에게 가장 많이 읽힌 베스트셀러인 성경은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원수조차 사랑하는 숭고한 정신의 고갱이를 간직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상에서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타인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은 곧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는 누구나 사랑을 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그러기에 인간은 최고의 목적으로 대우를 받아야 하며 결코 수단으로 대하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일찍이 계몽주의 철학자 칸트의 사상이기도 하다. 이처럼 인간에 대한 사랑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최고의 목적이자 평화를 지향하는 인류문화의 알갱이다. 따라서 이를 교육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교육의 소명은 매우 숭고하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백가쟁명의 숱한 철학의 시대였다. 그만큼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성인들의 지혜는 다양했으며 저마다 독특한 빛을 발하였다. 공자, 맹자, 순자를 중심으로 하는 유가(儒家)를 비롯하여 묵가도 인간에 대한 사랑에 커다란 사상적 족적을 남기기도 하였다. 한비자는 법가(法家)의 대표적 사상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잘 알려진 학파는 유가와 묵가라고 기록했다. 이 또한 인간에 대한 사랑을 기저로 하고 있다.

묵가를 형성한 철학자가 묵자라 불린 묵적(墨翟, BC 480~BC 390)이다. 묵자는 공자 못지않게 천하를 주유하였다. 그래서 공자의 앉은 자리가 따뜻해질 겨를이 없고, 묵자의 굴뚝이 검게 그을릴 겨를이 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그만큼 어느 한 곳에 머물며 쉬지 않을 정도로 바쁘게 세상의 변화를 꿈꾸며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실을 개혁하려는 묵자의 의지는 그야말로 열정과 헌신 그 자체였다. 그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면 자신의 이마를 갈고 발뒤꿈치를 잘라내서라도동참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문헌은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묵자의 세상을 바꾸는 철학 사상의 고갱이는 겸애(兼愛)’였다. 묵자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 일어나는 전쟁이나 개인과 개인 사이에 일어나는 싸움은 모두 서로 사랑하지 않아서라고 보았다. 언뜻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여기엔 구체적인 정치철학을 내포하고 있다.

묵자는 하늘이 모든 백성을 구별 없이 평등하게 사랑하는 것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을 차별 없이 사랑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가까운 친자 관계부터 사랑을 실천하라는 유가의 사랑과 분명히 차별화 된다. 그래서 유가는 묵자의 평등한 사랑이 어떻게 가능한지 반문하기도 했다. 실제로 맹자는 묵자의 겸애설을 콕 집어 임금을 무시하고 아비를 업신여기는 짐승의 도라고 비판했다. 물론 묵자도 유가는 말로만 사랑한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묵자에게 사랑은 구체적으로 그 사람을 물질적으로 이롭게 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묵자는 교상리(交相利: 상호 물질적 이익 증대)를 제기했다. 이는 전국 시대에 숱한 전쟁으로 민중이 고통 받고 있을 때처럼 코로나19로 전쟁을 방불할 만큼 경제적,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 현재 우리에게도 절실히 필요하다.

오늘날 정치인들은 입으로는 국민을 사랑한다는 말을 일상에서 밥 먹듯이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은 극히 이율배반적이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맹자의 무항산(無恒産)무항심(無恒心)’이 그것이다. 국가의 지도자와 위정자들은 반드시 굶주린 국민에겐 먹을 것을 주고, 추운 자에겐 옷을 주고, 노동이나 질병으로 지친 자는 쉬게 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사랑의 완성은 기본적으로 자기희생과 이타적 행위에 기반 한다. 현 위정자들이 자신을 따르는 사람만을 중시해서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것은 지극히 편협한 오만의 극치다. 위정자들은 도덕성을 높이고 국민의 민생 문제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또한 그들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청렴한 삶으로 이를 증명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왜 지금 묵자의 진보 사상을 재소환하려 하는가? 그것은 다른 사람을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겸애사상, 어떤 방식으로든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평화주의, 절약을 강조하는 정신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려하는 바는 당시에 지나치게 파격적이어서 지배층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처럼 말로는 진보를 내세우면서도 행동은 보수적 색채를 고수하는 어중이떠중이 진보 정치인들과 현 정부의 행태를 비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또한 극심한 정체성의 혼란을 보면서 이를 극복하기란 못내 이 시대의 한계가 아닌지 그저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다. 이럴수록 미래세대를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되살아나야 한다. 올바른 교육에 대한 성찰과 교육이 희망이다는 국민적 열망을 담아 교육 일선에서 이를 보다 실천궁행하여야 한다. 그러려면 경쟁보다 협력을 가르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의 정신, 배려와 나눔의 사랑의 정신이 용광로의 불길처럼 내면으로부터 치솟는 뜨거운 열기가 필요하다. 이것은 필자만의 몸짓이고 아우성인가?


기사제공 : 주간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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