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학기부터 서울 중·고등학생들은 머리카락을 자유롭게 기르고 파마나 염색도 학생의 선택에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두발규제가 사실상 사라지기 때문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27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고교생 두발규제를 폐지하는 ‘두발 자유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조 교육감은 “두발 자유화는 크게 ‘두발 길이’와 ‘두발 상태(염색, 파마 등)’로 진행할 수 있다”면서 “이제 두발 길이는 완전 학생자율로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머리카락과 복장을 자유롭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와 민원이 많았다”면서 “학생들의 자기결정권을 기본적 권리로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학생들의 두발 길이는 100% 완전 자율로 하고, 두발 상태에 대해서도 긍정적 권유를 하고자 한다면서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 학교들이 2019년 1학기까지 학교 구성원들의 진지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고 교칙 개정 절차를 진행해 주기 바란다는 것이다.
학교마다 자체 공론화를 거쳐 내년 1학기 내 학생생활규정(학칙)을 개정하고 2학기부터 시행하라는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두발 자유화 미시행 학교들은 2019년 1학기까지 학생생활규정(교칙)을 개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설문조사와 토론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진행하되 당사자인 학생들이 참여해야 한다.
두발 자유화는 2012년 만들어진 서울특별시학생인권조례 12조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해 11월 학생인권종합계획(2018~2020)을 발표하고 구체적 실행과제 중 하나로 두발 등 용모 획일화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학생생활규정으로 학생 마음대로 머리카락을 기르지 못하게 하는 학교는 서울시내 중고교 가운데 15%가량에 불과하다. 규제하지 않는 학교가 84.3%(708곳 중 597곳)로 훨씬 많다.
그러나 이번 두발 자유화 선언으로 두발자유화에 대한 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머리카락 길이나 모양을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구시대적이므로 찬성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자유가 자칫 방종으로 이어질 수 있고 학생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엄존한다.
학칙으로 학생 두발·복장 등을 규제하도록 허용하고 있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올해 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삭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자 보수성향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반발했다.
조 교육감도 이런 논쟁이 제기될 가능성을 인정했다. 특히 “학생 생활 교육에 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학교현장의 우려 목소리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우려는 학교 공론화 과정에서 충분히 보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 교육감은 밝혔다. 학생들이 교복 입은 시민으로서 스스로 자율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고 조 교육감은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와 함께 ‘편안한 교복’ 마련을 위한 공론화 과정을 연내 마무리 짓고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공론화 의제로는 ‘교복으로 바람직한 복장’과 ‘학교구성원이 참여해 교복을 정할 때 학생의견 반영비율’ 등이 선정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의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단은 지난 7월30일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지금까지 5차에 걸쳐 추진단, 자문단, 지원단 회의를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올해 ‘편안한 교복’시민 공론화 과정이 마무리되고 나면, 2019년 상반기에 ‘편안한 교복’ 결정을 위한 학교 단위 공론화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조 교육감은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학교별로 내년 상반기까지 학생생활규정을 고치면 2020년 1학기부터 편안한 교복을 입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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