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달 30일 내놓은 교원수급방안은 정부가 처음으로 제시한 중장기 수급방안이다. 이런 계획을 짜기 위해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급 연착륙 도모
교육부가 2030년 선발인원까지 담은 교원 수급대책을 내놓은 것은 젊은 학생들의 인생설계와 대학의 학생모집에 참고하라고 미리 제시한 것이다. 쉽게 말해서 앞으로 교사 선발인원이 줄어드니 교대와 사대 진학여부를 결정할 때 유의하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같은 ‘임용절벽’ 사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사실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을 받지 못한 ‘미발령 대기자’가 해마다 쌓여왔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미발령 대기자는 초등 3518명, 중등이 447명에 달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교사 선발규모도 함께 줄여야 했지만 일자리 창출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각 교육청이 해마다 필요한 인원보다 더 뽑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초등교원 선발 예정인원을 전년의 8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등 큰 논란이 야기됐다.
그렇지만 선발인원을 당장 급격하게 줄이지는 않는다. 교원수급의 연착륙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초등학생은 2018학년도 265만9천명에서 2023학년도 239만6천명으로 9.9% 줄어들지만, 초등교원 선발인원은 연 4088명에서 연간 3750∼3900명으로 6% 가량 줄어든다. 그렇지만 2023∼2029학년도에는 학생이 239만6천명에서 5.7% 줄어드는데 교원 연 선발인원은 3750∼3900명에서 3100∼3500명으로 13%정도 감소한다.
5년 후에는 교원 선발인원 감소폭이 학생 수 감소폭을 웃돌게 되는 것이다.
중등교원도 마찬가지이다. 2018∼2023학년도 중등교원 신규 선발인원은 7.1% 줄지만, 학생은 11.7% 감소한다. 그 이후에는 학생은 12% 가량 감소하는 데 비해 교원 선발인원은 약 32% 적어진다.
전체 교과교사 수는 초등학교의 경우 2023년까지 15만5천명으로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중·고교에서는 15만4천명에서 2023년 14만9천명으로 5천명 줄어든다.
5년주기 중장기 계획 마련
교육부가 지금까지 교원수급대책을 마련해도 예산권이 있는 기획재정부와 인사권을 쥔 행정안전부의 뒷받침을 받지 못했다. 그 사이에서 제대로 된 수급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자 이들 부처는 TF를 결성해 함께 수급대책을 마련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30일 “이전에도 교원 중장기 수급계획을 세운 적이 있지만 교육부 차원에서만 수립·활용해 실현가능성이 낮았다”며 “이번에는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등과 함께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향후 안정적인 교원수급을 도모하기 위해 여러 가지 후속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첫째로 정책의 일관된 방향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육공무원법에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 마련 근거를 담을 계획이다.
기존 예측치를 매년 실제 학생 수·교원 선발인원과 연동해 조정하고, 5년 주기로 중장기 수급계획을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다.
안정적으로 선발인원을 관리하고 미발령 대기자를 대폭 줄이기 위한 것이다.
시·도 간 교원 전출입도 활성화된다. 대도시에만 교사가 몰리고 도 단위 지역에서는 교사가 부족한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경기도와 세종시처럼 늘어나는 지역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역 간 일방전입을 활성화해서 쌍방전출입으로 인한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미발령 대기자 해소를 위한 공약으로 제시한 '1수업 2교사제'는 일단 이번에는 제외됐다.
이번 계획으로 교원 임용적체와 수급 차질이 해결되고 교육의 질도 개선될 수 있는지가 문제이다.
교육부 계획은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불안정한 교원수급 해소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선진국 수준의 교육여건 조성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임용적체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어서 추가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초등, 중등교원 수급계획(자료: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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