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서울 주요 대학에 2020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확대를 요청한 것에 대해 교육감들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수와 진보를 가릴 것 없이 한목소리이다.
우동기 대구교육감은 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교육부의 정시모집 확대는 ‘미래 교육을 거꾸로 돌리는 역사적 퇴보’라고 비판했다.
우 교육감은 “정시가 확대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유리한 과목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돼 학생 진로와 적성을 고려한 다양한 과목 개설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수능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도 없다는 비판이다.
우 교육감은는 사교육비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표명했다.
우 교육감은 공정성·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는 게 사실이지만 학종전형이 학생의 소질을 키우고 사교육비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개천에서 용 나는 흙수저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정시모집을 늘리기보다는 “학종전형 기준을 명확하게 공개해 공정하고 투명한 전형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올바른 해법”이라는 것이다.
박종훈 경남교육감도 지난 2일 기자회견문을 내고 정시모집 확대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박 교육감은 “정시모집 확대는 학종전형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학교 교육 정상화를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학종전형의 공정성과 신뢰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일의 순서라는 지적이다.
그는 “갑작스러운 대입정책의 변화는 수험생의 혼란을 야기하고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일관된 대입정책 기조 유지를 촉구했다.
지난달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서울대·고려대·이화여대·중앙대·경희대 등 5개 주요 대학과 접촉해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모집 인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유지하고 정시모집을 확대해달라는 청원이 지난달 25일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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