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출제되는 문제마다 '문항별 교육과정 성취기준‘이 제시된다. 교육과정 가운데 어떤 능력을 측정하려는 것인지를 설명하자는 것이다. 지진에 대비한 예비문제도 함께 출제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는 11월 15일 실시되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본요강
올해 시험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영역으로 지난해와 같다. 수학영역은 가형과 나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가형은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에서, 나형은 수학Ⅱ,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에서 문제가 나온다.
영어영역에서는 총 45문항 가운데 듣기평가 17문항이 들어간다.
탐구영역의 경우 사회탐구는 9개 과목 중 최대 2개, 과학탐구는 8개 과목 중 최대 2개, 직업탐구는 10개 과목 가운데 최대 2개를 선택할 수 있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9과목 가운데 1개를 선택할 수 있다.
영어영역과 한국사영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절대평가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받게 될 성적통지표에 영어와 한국사영역은 원점수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1~9등급)만 표기된다.
필수영역인 한국사의 경우 응시하지 않으면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되고 성적통지표가 나오지 않는다.
원서 교부·접수 기간은 8월 23일~9월 7일이다. 한국사 영역이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면서 전체 시험시간은 총 40분(시험지 회수시간 총 10분 포함) 늘어나 모든 시험은 오후 5시40분 종료된다. 성적은 12월 5일까지 통지된다.
교육부는 이번 수능시행 계획안을 6월과 9월 모의평가에 시범 적용해 문제점을 보완한 후 11월 수능시험에 적용할 예정이다.
점자문제지가 필요한 시각장애수험생 가운데 희망자는 화면낭독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와 문제지 파일 또는 녹음테이프를 제공받을 수 있고, 수학영역 시간에는 점자정보단말기를 쓸 수 있다. 올해도 응시수수료 환불 제도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지원대상자 포함)에 대한 응시수수료 면제 제도가 시행된다.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는 올해 7월 수능 세부계획을 공고할 때 함께 발표된다.
출제방향
예년처럼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풀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할 계획이라고 교육과정평가원은 밝혔다.
EBS 수능 교재·강의와 수능 출제의 연계도는 지난해처럼 영역(과목)별 문항 수 기준 70% 수준이 유지된다. 그렇지만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과 원리 중심의 출제가 강화된다.
국어 영역에서는 어휘와 개념, 추론, 비판 등 국어 활동과 관련된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한다.
수학 영역에서는 단순 암기에 의존해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나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 위주의 문항보다는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문항을 위주로 출제된다.
지난해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 영역(100점 만점)은 표준점수, 백분위 없이 9개 등급(10점 간격)으로 성적이 매겨진다. 90점 이상이면 1등급, 80점 이상이면 2등급이 부여된다.
수능 필수 과목인 한국사는 절대평가를 통해 9개 등급만 제공된다. 변별이 아니라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평가하고 수험생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핵심 내용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된다.
지진대비와 출제근거 제시
지난해에는 수능시험 하루 전날 포항에 지진이 일어나 시험일을 1주일 연기하는 등 큰 홍역을 치렀다. 올해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에 따라 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일 전후 지진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예비문항을 준비하는 등 필요한 대책을 미리 마련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든 영역에 걸쳐 예비문항을 마련하면 시험 당일에 지진이 나더라도 1주일∼2주일 안에 다시 시험을 치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진이 나지 않을 경우 예비문항을 폐기할지 다음 해 모의고사에서 사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평가원은 “수능 모든 영역을 2009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고, 수능이 끝난 후 문항별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가원이 출제 근거를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난이도 높은 문제들이 출제될 때마다 학교 수업 만으로는 수능을 대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을 충실히 반영하고 대학교육에 필요한 수학능력을 측정한다는 수능의 기본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논란이 일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시험의 난이도는 자연스럽게 조절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어디서 배운 개념을 묻는 문제인지, 무엇을 평가하려는 문제인지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했다는 논란이 줄어들고 오류 가능성도 감소할 것으로 교육부는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서 정부가 추진하는 절대평가 확대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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