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교육계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교장공모제 개선 방안이 13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교육부는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사가 교장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학교 비율을 기존 15%에서 50%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교육단체들은 유감이라고 표하며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는 1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교육공무원임용령’ 일부 개정령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확정된 교장공모제 개선 방안을 살펴보면, 교육경력 15년 이상이 교원이 교장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학교 비율을 기존 15%에서 50%로 확대했다. 또한, 1개 학교에서 교장공모를 신청한 경우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27일 발표했던 개정안에서는 교장자격증 미소지자가 응시할 수 있는 공모제 신청학교 비율을 기존 15%에서 완전 폐지하기로 했었다. 그렇지만 정부의 이런 계획에 교총 등이 강력히 반발함에 따라 50% 확대하는 선에서 매듭지었다.
이에 한국교직원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실천교육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등 다수의 교육단체들은 일제히 논평을 통해 유감을 불만을 표시했다. 모두 비판하기는 했지만 관점은 상반됐다.
한국교총은 13일 논평을 통해 “(정부 결정은) 교총의 강력한 반대 투쟁과 교육 현장의 반대 의견을 수렴한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지만, 교장공모제 학교 비율을 확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교총은 교원의 80% 이상이 무자격 교장공모제가 불공정하다고 평가했다는 ‘교원인식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며 “무자격 교장공모제도 자체의 전문성 무시와 운영상의 불공정성, 그리고 정책 효과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도 없이 비율을 15%에서 50%이내로 확대한 데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후 교총은 ▲공모비율을 상위법(교육공무원법)에 명시하는 데 집중하며 ▲공모교장 임기 만료 후 교사·교감 등으로의 복직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교조, 사교육걱정, 실천교육, 좋은교사 등 다수의 교육단체들은 교장 공모 참여 학교 비율을 50%로 확대한 데에 “후퇴한 방안”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전교조는 같은날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이를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확대’로 의미부여하고 있으나, 일부 시도에서 1개 학교도 신청 불가능했던 기존의 제한을 다소 완화했을 뿐, 현장의 목소리를 애써 외면하고 기득권 세력에게 휘둘린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정부 결정에 전교조는 4월 중 교장자격증제 폐지 10만 교사 서명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며, 교장자격증제 폐지-교장선출보직제 제도화 법안 마련을 위한 국회 공청회와 6월 국회 입법 과정 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은 지난 2월 28일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학부모 62.7%가 내부형 교장공모제 학교에 자녀를 보내기 원한다며 “이번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은 행정절차법 및 법제업무운영규정에 따라 재입법 예고가 필요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위반했다. 무효다”라고 주장했다.
실천교육과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서울교사노동조합, 전국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등도 같은날 연합성명에서 “지금의 교장 승진제도로는 학교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며 “법률적으로 일부 교원단체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교총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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