丙申년의 해가 저물어 간다. 2016년 교육계는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역사교교서 국정화 ‘강행’, 누리과정 예산 ‘파행’, 최순실 교육 ‘농단’ 등 혼란과 분열의 수난사로 녹록치 않은 교육계였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됐고 이젠 김영란법 시행으로 교사에게 카네이션 주는 것도 불법인 시대가 됐다. 신안 섬마을 교사 사건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는가하면 친일인명사전 예산 놓고 교육부와 교육청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사가 수능 필수가 됐는가하면 성과급 차등으로 교단이 술렁이는 한해였다. 다사다난했던 교육계 핫이슈 TOP 10 을 정리해보았다.
편집자주
1.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역사 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했다. 지난 23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 1월경 편찬심의회의 심의 과정을 거쳐 최종 완성본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정 역사교과서 채택을 둘러싸고 찬반 입장으로 엇갈려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도교육청 상당수가 국정교과서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반면 사립중고교 교장 등 일부에서는 ‘찬성’의 뜻을 표했다.
서울․경기․인천‧강원 교육감 등 4개 시도 교육감들은 지난 2일 공동성명을 통해 국정과서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현재 대구, 울산, 경북을 제외한 14개 교육청이 국정교과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 교육부 이영 차관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에 국정 역사교과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한 교육청에 대해 법적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2.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학생들에게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는 자유학기제가 올해 전면 시행됐다.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기 위한 예체능 활동 지원도 확대됐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연구학교와 희망학교를 대상으로 시행한 자유학기제를 올해 전국 3204개 중학교에 전면 시행한다고 연초에 밝혔다.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는 한 학기 동안에는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결과도 고등학교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다. 다만 꿈과 끼와 관련된 내용이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된다.
한편, 교육부는 2020년까지 초·중·고등학교에서 자유학기제와 연계된 진로 교육과정 운영 정착에 나선다고 밝혔다.
3. 누리과정 예산 ‘파행’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부담을 놓고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 간의 힘겨루기로 교육계가 요동쳤다.
누리과정 재정 지원을 위한 3년 한시 특별회계 설치법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운용비용 충당 목적의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를 201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설치하고 일반회계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부터 전입을 받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금까지 누리과정 재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부담하게 돼 있다 보니 정부가 그동안 부족한 재원을 연 3천억∼5천억원 예비비 형태 등으로 지원해왔다가 이번에 일반회계로 지원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장 야당 의원들은 본회의 토론을 통해 수정안을 부결시키고 전액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충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4. 최순실 교육 농단 ‘시끌’
‘최순실게이트’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는 딸 정유라의 중고학교 및 대학 입학과 성적 등에 관여함으로써 교육 농단을 자행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청담고와 이화여대 입학·출결 특혜의혹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 바 각종 비리가 드러났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정유라의 졸업 취소와 관련자들의 엄중조처를 위한 법리검토에 들어갔고, 교육부는 이화여대에 정유라의 입학 취소를 요구하고 관련자들을 고발 수사 의뢰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열고 최순실의 교육 농단과 관련 4차 청문회를 별도로 개최했으나 최순실과 주요 관련자들의 불출석으로 인해 ‘김빠진 청문회’가 됐다.
5. 김영란법 시행...카네이션도 ‘불법’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주는 행위가 불법이 되는 세상이 도래했다.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주는 행위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위반이라는 정부 유권해석에 교원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달 22일 “이번 결정은 60여년 간 이어져 온 사제지간의 아름다운 전통을 도외시한 채 과도한 법령 해석에만 몰두한 안타까운 결정”이라며 즉각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8일 관계부처 합동 해석지원 테스크포스(TF)를 열어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주는 행위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는 최종 유권해석을 내렸다.
6. 수능체제 변화 필요성 제기
불수능, 출제오류 등의 불명예를 남긴 2017대학수학능력시험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이혜정 교육과학혁신연구소장은 현행 수능은 개인의 지적. 창의적 역량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효과적인 평가제도로 보기 어렵다며 스위스 비영리기관 IBO에서 개발. 운영하는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 도입을 제안했다. ‘4차 산업혁명과 한국교육의 미래’를 주제로 한 교육개혁 심포지엄에서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변별력 없는 수능을 폐지하고 대입을 전면 자율화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7. 신안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침울’
지난 5월 전남 신안군 내 섬마을에서 발생한 20대 여교사의 성폭행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교사들은 이번 사건으로 교권이 무너졌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교육부는 여교사가 상주하는 학교 관사에 우선적으로 CCTV 및 안전벨 설치 등 ‘도서벽지 교사 안전대책’을 마련했다. 교육부의 조치를 두고 교사들은 하나같이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며 입을 모았다. 교사들은 사건이 터지고 난 뒤에야 시도별 도서 벽지 지역의 관사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하겠다는 교육부의 발표에도 분통을 터트렸다.
8. 친일인명사전 구매‧비치 여부 갈등
친일인명사전의 구매, 비치여부를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시내 중‧고교 583개교 도서관에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을 한 질(전3권)씩 비치하기로 하고 학교당 예산 30만원을 중‧고교에 내려보냈다. 하지만 서울시사립중고교장회에서 구입과 이용에 관한 결정을 학교의 자율 재량에 맡겨 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친일인명사전 강매를 놓고 학교 교장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친일인명사전 교내 비치를 거부한 일부 학교의 입장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9. 수능 한국사 필수과목 지정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방식이 크게 바뀌었다. 한국사는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어 수험생들은 반드시 응시해야 하며 응시하지 않을 시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처리 됐다.
또한 한국사는 절대평가로 9등급으로 나뉘어 매겨지며, 50점 만점에 40점 이상 맞아야 1등급, 2등급의 커트라인은 35점이다. 국어는 통합형 국어로 변경, 수학은 문이과에 가/나형으로 구분해 출제됐다. 영어는 EBS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는 문항 유형 제한 방침을 유지했다.
10. 교원 성과급 차등 폭 70% 확대
성과급 차등 폭 확대에 마찰을 빚었다. 교육부는 공‧사립 유‧초‧중등 교원의 개인성과급 최저 차등지급률을 기존 50%에서 70%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인사혁신처는 일반직 공무원처럼 차등지급률을 100%로 올리고 S-B 등급 간 차등폭도 3배로 확대 할 것을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지난 2015년 말 무산된 교장 연봉제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사들은 학교 현장의 사기저하를 불러 오게 돼 결국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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