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교육전문직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김동원 학교정책실장이 8월 31일 42년 간 공직생활을 끝으로 정년퇴임했다.
김 실장은 평교사를 거쳐 1급 상당 정책실장까지 역임하는 등 교육계통에서는 드문 케이스로 회자되곤 했다. 인천교대 출신으로 초등학교 및 중학교 교사를 거쳐 교육부 내 교육전문직으로 재임해왔다.
교육발전기획팀장을 맡아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정책을 담당했고 이어 교육과정기획과장으로 근무하면서 2009교육과정 개정을 주도했다.
이 외에도 학년 별 교과군을 통한 집중이수제 및 창의적 체험활동 도입에 앞장 서왔을 뿐 아니라 한자교육을 범교과 학습에 포함시키는 등 부처 내 다양한 현안을 두루 거치며 남다른 경륜과 능력, 장악력으로 교육부 내 고위공직자 중에서도 모범으로 손꼽힌다.
인천 계산여고 교장을 거쳐 지난 2014년 11월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으로 임명되어 공교육정상화를 비롯해 국정역사교과서 개정을 주도하는 등 특유의 현안돌파력으로 교육계 관계자들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9일 주간교육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교육가로서 42년 간 행보에 대해 “각종 교육현안을 두루 경험하고 변화시켜 나갈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교육전문직에 있으면서 추진했던 정책들 중 일부는 비난에 시달렸던 적도 있었지만, 공교육 정상화 및 교원 정책, 교육과정 개혁 등 상당수 정책들은 부족함이 있음에도 국민들이 수긍해주시고, 현장에서 교원들이 잘 안착시킬 수 있도록 협조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교육전문직에서 재임하며 교육부 전 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합심한 결과 후회 없이 정책을 잘 추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역사국정화 "공정한 시각 입각한 교과서" 자부
김 실장은 국정역사교과서 TF팀 추진단장을 겸임하기도 했던 만큼 이후 진행 과정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소회를 밝혔다. 퇴임을 앞두고 “역사국정교과서 집필 및 방향성 문제로 몇 개월 동안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교과서가 나오게 되면 국민들도 고개를 끄덕거리며 신뢰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정교과서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거둬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했다. 집필진 공개 부분에 있어서는 “집필진 공개를 안한다고 해서 내용이 부실할 것이라는 편견은 적절하지 않다”고 얘기하면서도 “집필진 공개시점에 대해서는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공개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현재 국정 역사교과서 진행은 심의 단계에 있으며 현장검토본을 11월 공개하고 내년 1월까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정교과서인 만큼 “이념적인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문가가 심의하고 있다”면서 “이념 논쟁에서 균형 잡힌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심의를 하면서도 계속 수정한다”며 “아직 내용을 보지 못했지만, 내용을 본다고 해도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 여론에 따라 국민이 바라는 부분에 오류가 있으면 보완을 하고 수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이념적인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문가가 심의하고 있으며 이념 논쟁에서 균형 잡힌 교과서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내년 3월 일선 학교에 배포한다는 일정은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 공교육 정상화, "당장 변화 일러…5~6년 지나야 효과
공교육정상화 촉진은 김동원 학교정책실장이 재임하면서, 가장 뚝심있게 밀어붙인 정책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교육정상화’란, 초·중·고 및 대학의 정규교육과정과 방과 후 학교 과정에서 선행교육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평가를 금지했다. 이 뿐 아니라 초 · 중 · 고교와 대학 입시에 있어서도 각급 학교 입학 단계 이전 교육 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김동원 실장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2017학년도부터 시행되고, 선행학습 규제가 학교 별로 강화되면, 교육에 있어서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았다.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결과 교육현장에도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교실수업 개선 사례가 점차 다양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학생중심 수업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겨날 것”고 밝혔다.
학생들 역시도 기존 교사중심의 수업방식과 달리자기가 스스로 수업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피드백을 통해 자기주도학습의 효과를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학생들이 2021년도가 되면 새롭게 적용되는 중․고․대학입시를 경험하게 될 것이기에, 이렇게 되면 교육판도 역시 5~6년 내 자연스럽게 전환될 것이라 보았다.
한편, 사교육 1번지라 불리우는 강남지역 일부에서는 여전히 관행적인 선행학습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김 실장 역시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사실 선행학습, 사교육을 완전히 금지하기에는 사실상, 교육 환경적으로 상당히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사교육 현장에서는 공교육 중심으로 이뤄지는 자유학기제 2015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다보니 학원 교사들의 지도방식으로는 교육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점수맞추기, 문제풀이식 교육 중심으로 이뤄지는 사교육들은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기”에 “학부모님들에게도 다양한 경로의 접근을 통해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한다면 “공교육에 대한 확신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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