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특성화고 졸업생의 상당수가 졸업 후 정부의 ‘선취업 후진학’ 정책에 따라 진학보다는 취업을 선택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취업현장에서 '최하위 노동자'로 편입돼 열악한 처우와 비인간적 대우에 노출되기 쉽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를 전담하는 외주용역업체에 취업한 특성화고 출신 19세 젊은이가 지하철 현장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공분을 샀다. 그는 가방에 컵라면을 넣고 다니며 시간에 쫓겨 일하곤 했지만 서울 메트로의 어처구니 없는 안전관리로 인해 세상에서 더는 살 수 없었다. 그는 특성화고를 졸업한지 불과 3개월만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특성화고 학생들은 현장실습이 전공분야에 맞는 취업준비의 수단이 아닌, 기피되는 일자리에 ‘최하위 노동자’로 편입되는 경로가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특성화고에 대한 외적인 지원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교과과정에 인권ㆍ노동권 등을 비롯해 사회구성원으로서 존립할 수 있는 방어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내용도 포함되어야 하며 근로기준법 이수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특성화고등학교 현장실습 학생들의 산업안전과 노동인권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자 지난 26일 성동공고당에서 ‘또래노동인권지킴이단’ 발대식을 연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이 밝힌 현장실습 학생 산업 및 인권 보호 방안에 따르면 ‘또래노동인권지킴이단’ 구성·운영, 외부 전문 기관과의 협력 강화, 노동인권 침해 신고 핫라인을 구축해, 현장실습 중 발생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각종 산업 안전사고 및 노동인권 침해를 미연에 방지할 예정이다.
‘또래노동인권지킴이단’에 소속된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진행하는 또래들끼리 안전·인권 침해에 대한 모니터링과 징후 발견 시 신속한 상담 및 신고 활동을 통해 학생의 노동권 보호체계를 강화해 나간다.
‘또래노동인권지킴이단’은 현장실습을 운영하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각종학교에서 학급당 학생 1명을 추천받아 총 74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중 학교당 대표 1명씩 총 79명은 대표위원으로 임명받아 심화 교육을 받고 상담 활동 및 정보제공 역할을 수행한다.
이 외 시교육청은 진로직업교육과, 학생인권교육센터, 서울노동권익센터 등 교육청 내외 전문 기관(부서)과 협력 및 연계를 강화해 노동인권 소양교육의 교육과정 및 강사진을 구축하였으며, 교육활동 이후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사이버 스쿨도 운영한다.
현장실습생에 대한 인권보호 노력도 강화할 전망이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대상의 노동인권 교육 △‘서울형 안심알바신고센터’를 통한 각종 권리구제 활동 △취업지원관 대상의 교육활동 △현장실습 점검 시 전문가 참여 확대 △조례 제정 검토 및 청소년 노동인권 부분의 공기업 평가 항목 반영 요청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학생 보호 방안 및 또래노동인권지킴이단 운영을 통하여 특성화고에서 현장실습을 하는 학생들의 산업안전 및 노동인권 보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시교육청 이대우 장학관에 따르면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의 사고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고 2학기부터는 학생들이 현장실습에 투입되고 , 현장에서 발로 뛰며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면서, “공업분야 특성화고에 소속된 학생들은 현장실습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적지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에 “시교육청에서는 이번 또래노동인권지킴이단 발족을 계기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한 핫라인을 구축해 학생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실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 및 담당 교육청에서는 안전사고 책임에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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