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교육계 숙원사업이었던 '교권보호법(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이 달 4일부터 시행됐다. 교권보호법 시행은 교직사회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손꼽힌다. 교사들은 그동안 쉽사리 털어놓지 못했던 교권침해사유 전보다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현장에서는 교사들이 교권침해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쉬쉬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해당 학교 교장이 나서서 사건을 은폐하기도 했다. 심각한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지역사회가 시끄러워지고 관할 교육청이 감사를 나오는 등 결국 '학교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는게 주된 이유였다.
실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교권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올해 1월 14~17일 전국 유·초·중·고 교원 7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권침해을 당했을 경우 '해당 학생과 상담 또는 지도를 통해 혼자 해결한다'는 응답이 37%(287명)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48.8%) 응답자가 욕설·성희롱 등 교권침해를 당했을 경우, 주변에 알리지 않고 혼자 해결하는 셈이다.
이에 교권보호법은 교권침해 사실을 보고하는 학교장이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교권보호법 제16조에는 '교육청이 (교권침해 사실을) 학교장에 대한 업무 평가 등 부정적인 자료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사들 사이에서 쉬쉬했던 부분들을 전보다는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권보호법을 통한 사후조치는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권보호법 입법을 추진한 교총은 가해학생의 학급교체나 강제전학, 과태료 부과 등 학교폭력에 준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법상 학교폭력의 경우,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고 강제 전학과 퇴학조치까지 가능하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교사에 대한 폭언·폭행도 광의의 의미로 보면 학교폭력인 셈인데 학생들간 폭력에 대해서만 과태료 등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향후 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미비점 등은 후속 법령 개정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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