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교원성과급 확대 지급을 놓고 교단에서는 연일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립 교원도 엄밀히 말하면 소위 ‘공무원 조직’에 포함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일반직 공무원과는 특성 자체가 다름을 전제할 필요가 있다.
교원성과급 소기 목적은 굉장히 훌륭하다. 교원들의 ‘사기 진작’과 ‘우수교사 격려’ 이 얼마나 좋은 제도인가?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훌륭하게 지도하는 교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준다는 점에서 교원성과급제가 존재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교원성과급제도가 시행된 지 15년이 지난 지금 교단분열을 초래하고 교사 간 갈등을 부추기는 미운 털 박힌 제도로 전락했다.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부처는 교원들의 격차를 확대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 지론이지만 아이들을 가르치고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조직에서는 사실상 객관적 평가를 통해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低학년 담임을 맡는다고 낮은 점수를 주고 高학년 담임을 맡는다고 높은 점수를 준다?’
이건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초등학교에서는 보통 나이든 高경력 교사가 低학년 담임을 맡고 低경력 교사가 高학년 담임을 맡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반대로 해석하면 1·2학년 학생들은 학부모 품 속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집단행동에 대한 적응도를 높이려면 교원들의 손길이 꼭 필요하다. 그렇다보니 경험이 많은 高경력 교원이 능숙하게 처리한다, 반면 초임교원은 학생지도에 익숙치 않다.
반면, 5·6학년 정도 되면 인지능력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기 때문에 세심한 부분까지 지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지도방식이 차이 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차이를 두고 밖에서는 단순히 ‘高경력 교사가 쉬운 일만 하려 한다’는 편견을 가지니 교원들은 답답하기만 한 노릇인 것이다. 이를 헤아려도 모자랄 판에 교육부는 도리어 이것을 교육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한다. 교원들의 사기는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지사다.
한편, 언론에서는 연일 차등이 커지는 교원성과급제에 교원들이 반대한다고만 호도하고 있다. 분명히 말한다. 교원성과급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지급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교사보다 성과급 덜 받는 교장…교장·교감 직급 있으나 마나
정부가 발표한 ‘S-A-B’ 3단계 등급을 나누어 30%․40%․30% 비율로 지급하겠다는 것은 도대체 어떠한 기준에서 나오게 된 것인지 되묻고 싶다. 교사급여 수준과 성과상여금을 비교해 보면, 저경력 교사는 성과급을 자기 급여보다 더 많이 받게 되며, 10년 차 교사 역시 자신 A등급을 받을 경우 자신의 급여보다 성과급이 더 많다.
이렇게 되면 교원성과급제는 교원 모두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교단분열을 일으키는 상위 15~20%를 위한 제도밖에 안 된다. 올해는 차등격차도 70% 가까이 벌어져 동료교사들끼리 교원성과급을 놓고 어색해지는 낯 뜨거운 상황에 교장 교감도 민망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단 현장에서 열심히 수고하시는 교사들이 교원성과급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점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교원성과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내부적으로도 나오고 있는 만큼 기회가 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교원 관계자들과 자리를 만들어 개선방법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래서 박덕수 교장은 교원성과급에 대한 개선 차원에서 ‘교사들의 입장 및 대안책에 대한 의견조사’를 협의회 차원에서 실시했다고 한다.
교사를 경력으로 구분해 교사1그룹 경력 10년 미만, 교사2그룹 경력 10년~20년, 교사3그룹 경력 20년 이상 그룹으로 나누어 평가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교장, 교감, 교사와 차이가 얼마 나지 않은 성과급 차이에 대해서도 문제로 지적한다. 통상 교감은 교사 25년 이상 정도 되어야 하며, 교감 5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교장으로 승진한다. 하지만 정부의 성과급 개혁으로 직급 간 성과급 구분이 모호해졌다.
성과급 기준으로 하면 교장 A등급은 교감 S보다 적고, 교장 B는 교감 S, A등급 심지어 교사 S보다 적다고 한다. 교감도 다르지 않다. 교감A는 교사 S보다 적고 교감B는 교사S, A등급보다 적다. 이를 놓고 보면 오랫동안 보람을 가지고 교단에서 일 해왔던 교사 생활의 보람이 허무해지기만 한다. 이렇다보니 교장, 교감을 하지 않고 차라리 교사 생활만 맘 편히 하자는 교원이 있을 정도다.
더 나아가 교원들은 성과급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은 성과를 전부다 성과로 산출해 학교에서조차 ‘성과지상주의 집단’으로 바뀔 수 있음에 염려될 수밖에 없다. 이보다는 ‘교장, 교감, 교원 전체에 대해 학교 내 단순 평가를 통해 등급을 매기는 방식이 아닌 교장, 교감, 교사 별로 등급 순으로 평가해 지급하는 방안으로의 연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장은 “등급 역시 세분화 시키는 것 보다는 잘하는 교사들의 사기 진작차원에서 상위 20% 교사 VS 보통 80% 교사로 분배하는 것에 대해 많은 교사들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신성한 학교현장에서 교원들이 추구하는 교육지향점은 비슷하다. 바로 전인 인격체로 길러내는 것이다. 대다수 교원들은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모두 가지고 있다. 다만, 교원들의 아이들에 대한 마음을 기준 없는 평가를 통해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것은 교원들의 마음에 또 다른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이 될 것임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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