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학생 급식에 쓰이는 식재료의 납품 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려 기재하거나 급식업체와 손잡고 식재료를 빼돌리는 등 급식 비리를 저지른 서울 시내 181개 학교들이 무더기 적발됐다. 1일 기준치의 두 배가 넘는 열량이 든 급식을 제공하거나, 심지어 전날 사용한 마른 반찬을 다시 제공하는 등 영양 관리를 소홀히 한 학교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급식 특정감사 결과 급식비 횡령이 의심되는 4개 고교와 12개 업체를 대상으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부터 3월까지 6개월 간 관내 초ㆍ중ㆍ고교 중 급식 관련 규정 위반이 의심되는 51개 학교(초 15곳, 중 18곳, 고 18곳)를 대상으로 현장 감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급식 위탁업체 선정(7건) ▲식재료 구매계약(49건) ▲급식비 예산 집행(71건) ▲영양 관리 및 검수(35건) ▲급식 행정업무(19건) 등에서 모두 181건의 규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서울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학교 급식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한 배경으로 “지난해 상반기 충암고 급식 비리를 계기로 폭넓은 현장감사 필요성을 느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교육청이 이번 감사에서 적발한 서울시내 사립 A고에서는 특정 급식업체를 3~5개 선정해 3년 간 식재료 납품계약을 맺고 단가를 부풀리는 부당한 수법으로 식자재 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사립고에서는 정부 축산물이력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축산물을 공급 받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공급받은 육류를 축산물 유통관리시스템 입력을 하지 않는 등 횡령이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공립고에서도 비리가 만연했다. 공립 C고의 경우 영양사가 수시로 식재료를 무단 구입한 뒤 이를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성장기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할 의무를 저버린 학교도 상당수였다. 한 중학교는 한 끼 기준 열량(667㎉)의 2.3배에 달하는 최대 1,545㎉의 열량이 든 급식을 제공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감사 결과 관련 법규와 절차를 위반한 정도가 위중한 학교 관계자 11명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요구하고, 나머지 245명에 대해서는 경고·주의 조치했다. 횡령이 의심되는 4개 학교와 12개 업체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급식비리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중식을 제외한 조·석식이 급식업체에 모두 위탁 운영되는 것을 감안해 학교급식을 가능한 학교직영체제로 운영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또 급식회계와 관련해 연중 사이버 감사를 실시,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즉각 현장 감사를 실시하는 등 감시체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gif)
.jpg)
.jpg){kind=small}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