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2016 이준식 교육부 장관 파워 인터뷰>
▲ 이준식 장관께서 취임하신지 4개월이 넘었습니다. 그 간 행보를 평가 부탁드립니다.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고,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등 정부의 주요 개혁과제에 역점을 두는 한편, 한 명의 아이도 놓치지 않기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연초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던 아동학대사건과 관련해,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미취학 및 무단결석 관리대응 매뉴얼”을 마련‧배포했죠. 뿐만 아니라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구축한 일은 교육부장관이자 사회부총리로서 매우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2016년은 중등교육에 커다란 변화가 있는 해이죠. 학교 교육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시기인 만큼 제도가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학기시작 전 1~2월에 학교현장 점검, 의견수렴, 교원 연수 등을 통해 보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의 성과가 단기적으로 그치지 않고, 학교 전체의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자 자유학기제의 성과를 고교단계로 확대하기 위한 ‘고교 맞춤형 교육 활성화 계획’ 및 ‘진로교육 5개년 계획’도 함께 수립했습니다.
▲ 역대 장관들과 다르게 공학출신 학자다 보니 창의교육, 융합교육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국은 우리나라 이공분야 발전 방향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알파고 성공은 당장의 성과가 부족해 보일 수 있겠지만 이에 발맞춰 정부적 차원에서 중·장기 연구를 지속적으로 육성·지원해야 한다는 정책적 시사점을 보여주었죠...
교육부에서는 작년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를 통해 미래의 인재상으로 창의융합형 인재상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는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소양을 두루 갖춰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융합해, 새로운 것을 창출할 수 있는 인재를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2015 개정 교육과정 역시 모든 학생들이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개인적 소질과 적성의 잠재력을 일깨우는데 역점을 뒀습니다. 다양한 지식들을 폭넓게 연결하여 학습의 전이가 일어나도록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이공계 발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학연계 교육과정을 더욱 활성화하고 인문학과 공학 지식간의 융합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초·중등교육은 암기식·주입식교육에서 탈피하여 학생들의 꿈과 끼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어요. 이를 위해선 교실에서의 교수·학습 방습을 개선하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고요. 소프트웨어 교육, 영재교육, 융합교육(STEAM) 등을 통해 창의성 교육도 강화해나가겠습니다.
▲ 20대 국회 여소야대에서 야당은 국정교과서 폐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국정 교과서 집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현재 국정화 역사교과서 집필은 차질 없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지금 원고본을 집필하고 있으며, 7월에 편찬심의회 심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후 개고본 심의(9월), 현장검토본 심의(10월)를 거쳐 11월 쯤 현장 검토본을 인터넷에 게시해 국민 의견을 적극 반영할 예정입니다.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 교과서가 2017년 3월까지 현장에 제대로 보급하겠습니다.
제대로 된 역사교육하기 이전에 양질의 교과서를 개발하여 보급하기 위해서는 외압 없이 집필에 전념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 조성이 필수적입니다. 이 차원에서 상당 수 국민들이 집필진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부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적 차원에서 교과서 집필에 외압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줄여 집필진이 최대한 안정적 분위기에서 집필에 전념하도록 배려하기 위한 차원임을 조금만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집필진의 경우, 국사편찬위원회가 집필진과 협의하여 공개 범위 및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구요. 안정적인 집필을 위해 현장 검토본 공개 시 함께 공개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에 있습니다. 역사교과서 편찬 기준 역시 국민의 오해를 적기에 해소하는 동시에 교과서 집필에 지장을 주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는 적절한 시기를 정해 조만간 공개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는 원고본이 완성되는 7월, 현장검토본이 공개되는 11월, 그 외 시기를 모두 대안으로 두고 검토 중에 있습니다.
▲ 전국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시행 중에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적성을 찾아준다는 취지인 자유학기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어떻게 교육활동을 구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자유학기제 시행에 있어서 학교에서는 현재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과 함께 다양한 진로탐색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자유학기동안 수업에 있어서 교과 지식이 융합된 토론, 실험‧실습, 프로젝트 학습 등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학생들은 적성과 소질을 탐색하는 ‘진로탐색 활동’, 흥미‧관심사에 따른 ‘주제선택 활동’, 다양한 분야의 ‘예술‧체육 활동’, 학생 자율 ‘동아리 활동’으로 이루어진 ‘자유학기 활동’을 고루 경험합니다.
이러한 수업 및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협동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 21세기 인재가 갖추어야 할 미래 핵심역량을 함양하는 한편, 소질과 적성에 맞는 미래를 설계하고 찾아가는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현행 대학입시에서 학생부 전형은 점차 강조되고 있습니다. 반면, 수능은 절대평가로 점차 전환을 확대해 머지않아 수능 비중이 축소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입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수능이라는 제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영할 것인지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교육정책과 제도를 변경하는 것은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기간을 두고 준비하여 시행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나 대입 정책은 예측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능체제의 변화는 학생과 학교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와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봅니다. 그 간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능을 출제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수능을 시행해 온 바, 이와 같은 출제기조를 유지하여 학생들의 입시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한편, 학생․학부모, 대학 등 관계자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2021학년도 수능체제 개편방향을 확정해 가겠습니다.
▲ 매년 반복되는 누리과정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해법제시가 정녕 어려운 것인가요?
우선, 일부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함에 따라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각에서는 국고를 추가로 지원하거나, 교부율을 상향 조정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이는 교육재정 뿐 아니라 국가 재정 전체 측면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현행 활용 가능한 재원 안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재정을 운영해 나갈 필요가 있어요.
예컨데, 교부율을 1%p 높이게 되면 약 1.8조원이 교육청에 추가로 지원이 가능해져서 겉보기에는 재정 여건이 좋아질 수 있어요. 반면, 복지, 국방, SOC 같은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를 그 만큼 줄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한 부분임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매년 반복되는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말(3.28) 당정 협의를 거쳐 누리과정 등 국가 교육정책상 필요한 사업에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특별회계법 제정을 추진 중에 있구요. 특별회계법이 제정되면, 현재 교부금에 포함되어 있는 교육세를 교부금에서 분리하여 특별회계 재원으로 하고, 누리과정은 목적을 정하여 지원함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박근혜 정부 임기가 2년 남짓 남았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추진하고 있는 각종 정책 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다면 2가지 정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교육개혁 성과들이 현장에 뿌리를 내리고, 학교 곳곳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대학의 양적 구조개혁에 더해 질적인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며, PRIME 사업 등 ‘사회수요 맞춤형 인력양성’을 추진하여 대학의 체질 개선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확대, 고교 직업교육 활성화, 후진학자를 위한 제도 개선 등 능력중심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입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아동학대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부총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아동학대가 근절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갈 것입니다.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정부 합동점검, 미취학 아동 관리 매뉴얼 마련‧배포 등 노력한 결과,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아동학대 실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도 아동학대 문제가 조기에 발견되고 예방될 수 있도록 일선 학교를 비롯한 관계부처의 긴밀한 협조 체제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 20대 국회가 출범했습니다. 이번에 야권 후보가 대거 당선되어 교육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데요. 입법부와 관계를 어떻게 조율해나갈 계획인가요?
교육정책은 다른 어떤 정책보다도 정치적 이념에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여야 간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을지언정, ‘학생 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라 생각해요.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충분히 현 정부와 입법부의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만 보더라도 연초에는 누리과정 예산을 모두 편성한 교육청이 한 곳도 없었어요. 하지만 우리 부의 지속적인 설득과 당위성 설명을 통해 6개 교육청이 전액 편성(계획 제출 포함) 하였고, 다른 교육청들도 편성액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또한 역사교과서는 작년에 이미 방향이 결정되어, 현재 차질없는 교과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국정교과서 폐지를 강제하는 경우(법률 제정 등) 역사교육의 공백을 초래하게 되는 등 교육현장에 심각한 혼란이 초래될 우려가 있습니다. 교육부 역시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교과서에 담아야할 내용에 대한 발전적 논의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저 역시 지속적인 국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교육정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성과급 차등 폭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현장의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교육부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관 취임 후 교육의 질 개선 및 교원의 사기진작을 도모를 위해 나선다고는 하는데 선생님들의 노고를 헤아리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을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교사들의 직무 향상도 및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가 필요한 건 있습니다. 이를 위해 특수성을 고려한 교원 성과상여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는 교원 성과상여금 지급 시 학교성과급을 폐지하고 개인성과급으로 일원화했습니다.◦ 이는 학교현장에서의 각종 평가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취지에서 이루어진 교원평가제도 개선방안에 따른 사항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우리 부에서는 수용성 높은 평가 지표 개발 및 현장 의견수렴 등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동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취임 이후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교육은 모든 국민의 관심사항인 만큼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들이 많고, 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어 모두가 만족하는 정책을 도출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및 신입생 미충원에 따른 다수 대학의 부실화를 막고, 대학의 체질 개선을 위한 대학구조개혁 정책은 매우 중요하고 절실해요.
현재,「대학구조개혁법」제정을 위해 국회, 대학사회를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있으나, 일부분을 제외하고 19대 국회에 폐기입법되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워요. 법안 취지에 대해서 국회에서도 다들 공감하고는 있고, 대학사회에서도 대교협, 전문대교협을 중심으로 법안을 제정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모으고 있는만큼, 대학사회와 공감대를 가지고 법 제정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설명 드린다면 국회에서 법안이 제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전국 45만 교육가족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가장 먼저 제35회를 맞는 스승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제자들에 대한 사랑으로 헌신해 주신 많은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교육정책이 학교현장에서 안착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 주시는 분이 교원과 교육가족 여러분들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교육 현장을 방문하면서 여러분들의 한없는 노고와 헌신을 새삼 느꼈으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이준식 장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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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2 경기고 졸업 |
․ 2012~2014 서울대 연구부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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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6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
․ 국과위 창조경제분과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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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5 미국 UC 버클리 대학원 졸업(공학박사) |
․ 2014~2016 공과대 혁신특별위 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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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서울대 연구처장․산합협력단장 |
․ 제57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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