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친일 인명 사전 구매를 둘러싸고 교육 현장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에 이어 서울시 의회까지 나서 구입을 압박하자, 서울 시내 사립학교 교장들은 일제히 자율성을 침해했다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고 지난 4일서울시사립중고교장회에서 성명서를 배포했다.
서울 내 중·고교 312여 곳이 소속되어 있는 서울시사립중고교장회(회장 조형래 배명고 교장)는 성명서 낭독을 통해 “학교를 더는 이념 논란의 장으로 만들지 말고 친일인명사전의 구입과 이용에 관한 결정을 학교의 자율 재량에 맡겨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 "요구했다.
아울러, 서울시사립중고교장회 조형래 회장은 구매를 거부한 교장에게 출석을 요구한 서울시의회에 대해 "교장이 학교 내부의 절차와 규정에 따라 행한 일을 정치적으로 억압한 일이야말로 교장의 학교운영권과 학교운영위원회의 의사결정을 침해하는 일이자 교직사회의 교권을 침탈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교장들은 "친일인명사전이 정치적 편향성을 담고 있는 지에 대해선 입장을 유보한다"면서도 "중요한 점은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저작물을 구입해 학교에 비치하는 문제는 학교 구성원의 의사와 제도적 절차를 거쳐 결정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의회가 친일 인명사전을 구입하지 않은 교장에 대한 출석 요구 계획을 철회를 강력 요구했다.
친일인명대사전 강매를 놓고 학교 교장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위기를 의식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친일인명사전 교내 비치를 거부한 일부 학교의 입장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다양성 측면에서 이를 거부한 학교장들의 반대의사를 받아들이고 문책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그러나 조 교육감은 이번 갈등을 놓고 “힘겨루기 식 공방 및 출석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는 것이 과연 학교 현장에 도움이 될 것인가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며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거부한 교장 선생님들이나 사립학교 교장단의 요구를 수용해 거부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의회에서 의결한 목적사업비 집행을 거부했기에 사유서 제출 정도는 요구하겠지만 추가적 구입 요청이나 문책은 없을 것”이라며 “인명사전 비치를 거부한 교장들과 계속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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