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국정 역사 교과서의 '편찬 기준'이 이미 이달 중순 확정돼, 집필진이 교과서 집필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편찬기준이 나오는 대로 바로 공개하겠다던 기존 방침과 달리 편찬 기준을 당분간 비공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세력을 중심으로 '밀실집필'이라는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교과서 집필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집필 단계별로 내·외부 전문가 검토를 거치는 것은 물론 교과용 도서 편찬심의회의 검토·심의 단계도 거쳐 편향성 없는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편찬기준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집필환경이 필요해서 비공개로 진행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시기의 문제이지 공개를 아예 안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사편찬위원회, 편찬심의위원회 등과 공개 시점을 협의 중에 있다”이라고 말했다.
편찬 기준은 집필진이 따라야 할 원칙을 담은 내용으로, 국정 역사 교과서 서술 방향과 핵심 용어, 유의점을 담았다. 이는 역사 교과서의 내용과 수준을 좌우하는 잣대가 된다.
이를놓고 교육계에서는 “이와 같은 교육부의 방침은 집필기준을 공개할 경우 사회적 반발과 혼란이 예상되니 이를 피하고자 하는 행동”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교과서 졸속제작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로 예정됐던 집필착수가 늦어지면서 교과서가 배포될 내년 초까지 집필 및 검토 등 전 과정을 마무리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차관은 이 날 “전체적인 계획에서 일부 늦어진 부분이 있지만 집필은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원고본, 개고본, 심의본, 현장 적용본 등 여러 단계 중 현장 적용본은 국민이 내용을 보고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필기준에 대한 대국민 공개는 집필이 마무리되는 11월 말쯤 드러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초 교육부는 촉박한 제작 일정을 감안해 초안이 완성되는 즉시 온라인에 공개해 검증을 받겠다고 밝혔지만 연말에나 교과서 초안이 공개될 것으로 보이고, 교과서가 보급되기 직전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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