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온 진보진영교육감들이 한국사 관련 인정도서를 개발해 선택교과 시간에 가르치는 방안을 공동 추진키로 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인정도서 개발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고시한 이날, 조희연 서울교육감을 비롯 장휘국 광주교육감과 이재정 경기교육감, 박종훈 경남교육감등 진보진영 교육감, 김병우 충북교육감, 김지철 충남 교육감, 최교진 세종교육감, 민병희 강원교육감 등은 3일 일제히 성명을 내고 국정화 저지를 위해 총력 투쟁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 정체성을 세울 수 있도록 다른 시·도교육청과 함께 선택교과를 개설하고, 교육감 권한인 인정도서를 공동개발할 것"이라며 "교사들의 수업을 돕기 위한 장학자료 개발에도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도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끝까지 고수한다면 전국 시·도교육청과 함께 선택 교과를 개설하고 인정도서를 공동 개발해 교사들이 바른 역사 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화 철회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교육부가 있는 세종시를 방문, 1인시위도 강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교육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거나,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교과서를 만드는 모든 행위에 대하여 교육자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제하고 앞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철회할 때까지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과 함께 강력하게 행동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충북 감병우, 세종 최교진, 충남 김지철 교육감등 충청권 교육감들도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은, 극심한 편가르기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역사에 대한 올바른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다른 시·도교육청들과 함께 공동 장학자료 개발 등 다양한 논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민병희 강원 교육감은 “학생들이 균형 잡힌 역사인식을 확립할 수 있도록 타 시·도교육청과 함께 대안교과서를 포함한 다양한 역사교육자료를 개발·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강원도에서 일어났던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담은 장학자료 개발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교육은 역사학자와 역사교사, 그리고 국민들의 몫이지 정권과 정치인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역사교과서 문제가 정치 쟁점화 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이날 인정도서 개발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 다른 지역 진보교육감들과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조 교육감은 한국사 국정화에 대한 논평에서 “한국사 국정화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관점’은 ‘틀린 관점’이라는 왜곡된 생각을 심어줌으로써 조화로운 사회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앞으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학생들의 교육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서 한국사 국정화 철회에 적극 대응해 나겠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시도교육감들이 인정도서 개발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법률적 제약이 많아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조교육감의 이같은 입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교육파괴 행위로 규정하고 강도 높게 비판했던 진보진영 교육감들과 달리 '향후 대책을 고민해 보겠다'는 수준에 그친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교육청 주변에서는 “내달 대법원 심리를 앞둔 조 교육감이 보수진영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몸을 낮춘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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