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재훈 기자] 교육부가 지난 7월 학교 교육과정 운영비 측정단위의 일부 항목을 학급 수 또는 학생 수 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 하자 일부 교육청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교부금 배분시 학생 수 비중을 확대해 학생 수가 많은 지역에 더 많은 교부금을 배분하겠다는 취지 여서 사실상 학생수가 적은 농산어촌학교 교육재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교육부가 교부금 지원을 축소하되 소규모 학교통폐합을 할 경우 30~50억원의 재정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일부 도교육청은 '농산어촌 교육 죽이기'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학생 수에 따른 교육재정지원 방안은 도농간 교육재정 격차로 이어져 소규모학교가 산재되어 있는 농어촌지역의 교육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며 이는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평등권 보장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 효율화방안은 ▲ 누리과정 예산 의무지출 경비 지정 ▲ 교육교부금 배분 기준 학생수 비중 확대 ▲ 소규모학교 통폐합유도및 인센티브 제공 ▲교사증원 축소및 기간제교사 최소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지난 26일 "교육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기준을 바꾸려 할 경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 교육감은 이날 춘천시청 앞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강원도민대책회의 집회에 참석. 강원교육을 황폐화 시키고 학생들의 교육권을 박탈하려는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효율화 방안을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는 9월 중순 열리는 전국시도교육감회의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정에 반대하는 안건을 상정, 전국 17개시도 교육청과 공동으로 이 문제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교부금 산정 기준을 바꾸고 학교 통폐합을 강요하는 것은 지방교육자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처사라는데 많은 교육감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원도교육청은 교육부 안대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기준에서 학생 수 비중을 50%로 확대하게 되면 강원도내 초중고 학생 1인당 33만원의 교부금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강원도 초중고교의 40%가 통폐합위기에 놓이게 되며 교원 신규채용 규모도 큰 폭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도 학교운영위원총연합회 나흥주 회장은 “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교육부안대로 개정되면 강원도 교육예산중 1350억원 가량이 삭감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국회 앞 1인 시위와 교육부 항의방문, 대규모 집회, 위헌법률 심판 청구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이용, 교부금이 지역균형발전이란 본연의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철원지역 학부모대표 이진아씨(46)는 “정부의 강압적인 학교 통폐합 추진에 모든 학부모들이 분개하고 있다"면서 "우리 자녀들의 학습권을 지키고 교육받을 권리를 찾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수 60명 이하인 학교를 통폐합 할 경우 강원지역 초중고교의 40%가 통폐합 대상이 된다"면서 "영호남과 충청지역 학부모들과 들과 힘을 모아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방안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교육부는 소규모학교 강제 통폐합이나 수백억원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삭감할 것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지방재정과 박광온 서기관은 “표준교육비 산정에 있어 학생수 비중을 인위적으로 높이거나 강제로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율 기준이 달라지더라도 학교 현장에 미치는 파장을 감안, 전진적으로 기준을 조정하거나 차등폭을 줄여 충격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컨대 강원등 도지역에서 우려하는 수준의 삭감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부관계자는 “일부 교육감들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논란을 정치적으로 선동하는 듯 한 인상을 받았다”며 교육재정을 이념 갈등으로 몰고 가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교육부는 9월중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기준 변경안을 확정 지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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