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 사립고 운영성과 평가에서 4개 학교가 기준점에 미달한 자사고 학부모들이 "자사고 죽이기 정책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일부 자사고는 일반고 전환을 시도하거나 교육청 청문 절차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내부 갈등을 드러냈다.
서울시자율형사립고학부모연합회(이하 자학연)는 6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사고 폐지만을 위한 편향된 교육청 평가결과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4개교의 청문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에서 경문고, 미림여고, 세화여고, 장훈고가 기준점에 미달했다. 교육청은 4개교를 상대로 6∼7일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날 미림여고가 일반고 전환 방침을 밝힌데 이어 경문고도 교육청이 마련한 청문회장 출입을 시도하면서 학부모들과 대치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홍문식 경문교 교장은 이날 청문회에 참석하겠다며 교육청 진입을 시도했으나 자사고 학부모들이 막아서자 30여분간 대치 끝에 결국 발길을 돌렸다.
홍 교장은 자사고 청문에 참석, 평가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학교측의 자구노력 계획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학부모들은 청문 불참 약속을 어긴 행동이라며 피켓등을 들고 가로 막았다.
홍 교장은 학교측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청문회장에 반드시 참석하겠다"고 말했으나 30분쯤 지난뒤 돌연 "참석하지 않겠다"며 번복했다.
그는 "우리 학교는 절대 자사고를 포기 하지 않을것"이라고 덧붙였으나 입장을 번복한 것에 대해서는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앞서 자학연 소속 한 학부모는 "자사고 교장단과 학부모들이 교육청 청문에 참석하지 말자고 약속했는데 경문고 측이 이를 어긴 것" 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오세목 중동고 교장은 “자사고마다 입장이 다르겠지만 학부모들이 반대하면 어쩔수 없다"며 곤혹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오 교장은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하거나 청문에 참여하는 것은 학교 자율적 판단에 맡기기로 했으나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 현재로선 뚜렸한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이때문에 일반고 전환 방침을 밝힌 미림여고 역시 학부모들의 입장에 따라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한편 자사고 학부모들은 이번 평가 결과를 두고 "자사고 폐지만을 염두에 두고 실시된 자사고 말살정책이며 평가기준이 명백히 편향됐으므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학무모들은 또 서울교육청이 교육부를 상대로 낸 소송도 즉각 취하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국가 시책으로 도입한 자사고 제도를 개인적 신념으로 폐지하려는 의도"라며 "교육의 근간과 백 년을 두고 볼 교육과정을 1∼2년 만에 흔들며 학생과 학부모를 혼란에 빠트리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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