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9시 등교 정책이 일선 학교들의 반대 여론에 부딪혀 시행이 불투명해 졌다.
9 시 등교와 관련, 찬반 투표에 들어간 서울시내 일선 고등학교들은 학생들의 80% 가량이 반대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북지역 한 고등학교는 투표에 참여한 학생 240 여명 중 200여명이 9시 등교를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지역 한 고등학교도 학생 대상 여론조사 결과 20% 만이 9시 등교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등교시간을 한 시간 정도 늦추는 것에 대해 오히려 번거롭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어짜피 등교해야 하는데 9시 가는 것이 오히려 더 부담스럽다는 반응들이 많았다”며 “특히 하교시간이 늦어 지면서 학원수강 등 방과 후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데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등학교 교장은 “예상 외로 학생들의 반대 의견이 많아 놀랐다”면서 “갑작스런 생활패턴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강남의 한 중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학생들 반응도 찬반이 반 반씩 나뉘는 정도여서 9시 등교 실시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강북의 한 중학교 교감은 “교사들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9시 등교 반대가 만장일치로 나왔다”며 “학생들의 찬성이 많을 경우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남감하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비교적 사정이 나은 것으로 알려진 초등학교도 9 시 등교를 반기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방과후 수업에 차질이 예상되고 학교 급식도 두 차례 나눠 실시해야 하는등 불편한 점이 많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호할지 의문”이라며 자신없어 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9시 등교는 교육정책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며 “학교자율 결정을 맡길 뿐 교육청이 앞장서서 강제적으로 밀어 붙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1월 초까지 초중고교별로 토론회와 투표, 설문조사등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9시 등교 여부를 결정하도록 지침을 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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