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올해 ‘책 잔치’ 주제는 뭐예요?”
아이들은 가을마다 열리는 책 잔치에 관련된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미리 읽어 볼 정도로 관심이 높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청계초등학교는 지난달 올해로 5년째 ‘가을 책 잔치’를 가졌다.
청계초등학교는 단순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체험도 해보고, 즐길 수 있도록 책 잔치를 열어 전교생들이 책을 더욱 사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청계초등학교 전수경 교장은 책 잔치는 가을을 맞아 책과 연계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아이들이 책과 친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가을마다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책 잔치가 열리기 전부터 아이들의 관심이 무척 높은 높입니다. 책 잔치 하루 전에는 사전 행사로 아이들이 각자 책을 가지고와 도서를 교환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해 아이들이 서로 책을 바꿔 읽을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가방 만들기, 시 나무 꾸미기 등 창작활동 펼쳐
풍선으로 알록달록하게 예쁘게 꾸며진 체육관은 마치 작은 축제의 장처럼 아이들이 맘껏 즐기도록 꾸며졌다. 입구에는 독서주간에 활동한 1,2학년 ‘책과 나 그림그리기’ 우수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체육관 안으로 들어가자, 작은 구역으로 나눠진 부스에는 책 제목이 새겨진 안내판 아래 안내자가 아이들에게 체험할 프로그램을 설명해주고 있다. 안내자의 소개에 따라 아이들은 제각각 호기어린 눈빛으로 열심히 체험을 참여하고 있다.
청계초등학교 박노연 사서 교사는 올해 책 잔치의 주제는 ‘가을, 알록달록 도서관에 물들다’로 창작마당, 체험마당 등의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다고 말한다.
우선 창작마당은 알록달록 스크래치 그림그리기, 도서관 가방 만들기, 시 나무 꾸미기, 책갈피 만들기, 오방색 팔찌 만들기로 꾸며졌다.
스크래치 그림그리기는 『산에 가자』 책을 함께 읽으며 가을 산의 모습을 그려보고, 도서관 가방 만들기는 안내자가 『도서관이 키운 아이』를 읽어주면 아이들이 자시만의 도서관 가방을 알록달록하게 꾸밀 수 있도록 했다. 시 나무 꾸미기는 『나비가 날아간다』 시를 함께 읽어보고 종이를 활용하여 시를 써서 나무를 함께 꾸미게 했다. 책갈피 만들기는 『바빠요 바빠』를 읽으며 가을에 하는 일들에 대해 알아보고 자신만의 가을 책갈피를 만들어 보도록 했다.
고무줄놀이, 팽이 돌리기 등 전통놀이 체험해
체험마당은 ‘가을, 전래놀이 체험활동’이라는 주제에 맞게 우리 전통 놀이인 고무줄놀이와 메뚜기 멀리뛰기, 팽이 돌리기 등을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책 잔치에 참여한 윤소연(10) 양은 “1,2학년 때는 책에 대해 많은 관심이 없었지만 1학년 때부터 참여한 책 잔치를 체험하면서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 졌다.”고 한다.
“매년 책 잔치의 주제가 다르기 때문에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달라서 해마다 다양한 체험도 하고, 책 읽기의 즐거움도 함께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해마다 책 잔치를 체험하면서 책에 대한 관심도 많아 졌어요.”
실제로 전수경 교장은 “5년 전부터 꾸준히 책 잔치를 하면서 아이들이 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 졌을 뿐만 아니라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아이들이 부쩍 늘었다”며 책 잔치의 큰 효과를 반겼다.
청계초등학교에서는 현재 40여명의 학부모가 명예사서로 활동하고 이다. 매년 열리는 책 잔치는 이런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꾸며지고 있다.
책 잔치를 첫해부터 이끌어온 학부모 명예사서 백계진 회장은 처음 시작할 당시 5년 전에는 운동장에서 책 잔치를 열어 전교생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5년 전에 책 잔치를 처음 기획했을 때만해도 주변에 책 잔치를 여는 학교가 별로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운동장에서 오전부터 점심때까지 전교생이 동시에 참여 했는데 그야말로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현재는 좀 더 체계적으로 알차게 체험할 수 있도록 1시간씩 학년별로 와서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접해보는 저학년들은 책 잔치를 마냥 신기해하고 새로워하고, 고학년들은 그해 주제에 맞는 체험을 즐겁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책과 연계 짓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백 회장은 책 잔치의 효과가 아이들 사이에서 서서히 눈에 보이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며, 저학년의 학부모들은 처음에는 책 잔치가 학교의 단순한 형식적인 행사로 여겨 참여가 저조하지만, 책 잔치의 효과를 알고 난 이후에는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적극적으로 도와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갈수록 중앙의 지원이 줄어 책 잔치가 조금씩 규모나 프로그램 면에서 축소되어 가는 형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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