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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학벌(學閥) 사회의 타파, 청소년들에게 달려 있다
기사입력 2023-04-14 오후 4:16:00 | 최종수정 2023-04-14 16:16   

전재학
인천 산곡남중학교 교장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하는 대한민국, 그중에는 청소년의 극단적인 행동이 더욱 안타깝다. 활짝 피지도 못하고 스러져 가는 그들에게 우리 사회는 너무도 가혹하다. 그들이 한창 배움에 갈증이 느끼고 자신의 꿈과 끼를 개발하려는 순수한 목적과 행동 이외에 과연 무엇이 그들을 삶의 종말로 이끌고 있는가?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대학진학이 필수화된 요즘, 치열한 줄 서기 경쟁으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그들에게 측은지심을 떨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평등지향 사회’이다. 이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바로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본은 근대 이후 한 번도 지배 질서가 뒤집힌 적이 없다. 일본의 최고 권력자들이나 정치인들만 보아도 그들의 위로 두 세대만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분 봉건 귀족들의 집안 출신임을 알 수 있다. 이른바 세습 신분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동경대를 나온 최고의 엘리트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가업을 이어받아 우동집을 경영하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그들은 이를 ‘분수(分數)’라고 칭한다.

한국사회는 ‘평등지향성’, ‘계급 탄력성’이 강한 편이다. 예컨대 과거 한국의 대통령들을 보자.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가? 바로 상고(특성화고) 출신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과거는 가난한 집안에서 공부를 잘하는 뛰어난 학생들이 상고에 진학을 했다. 반대로 뛰어난 부잣집 아이들은 상고를 가지 않았다. 이는 곧 대한민국은 가난한 집안의 자식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 즉 최하층이 최상층까지 올라갈 수 있는 나라로 정치적 탄력성이 엄청난 나라이다. 감히 일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평등의 벌판에 ‘학벌’이라는 새로운 계급이 등장하고 살인적인 학벌 경쟁이 생겨났다. 이런 학벌 경쟁으로 인한 새로운 계급사회의 등장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 부르는 현실을 낳았다. 그리고 오늘의 청소년들은 꿈조차 꾸기를 두려워할 정도로 심각한 빈부격차 속에서 돈 많은 부모를 둔 것도 실력이라고 공공연히 주장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제 청소년들에게는 부의 차이가 가져다준 학벌 사회를 해체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우선할 시대가 되었다. 왜냐면 학벌 사회는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을 배신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68혁명 당시 프랑스를 보자. 고등학생들이 파리의 거리를 휩쓸었다. 그들은 “우리는 공부하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프랑스 학벌체제의 정점에 있던 소르본 대학의 해체를 주장했다. 그 결과 소르본 대학은 해체되었다. 그리고 파리 1대학에서 10대학까지 대학체제의 전면적인 재편이 이루어졌다. 중요한 것은 바로 고등학생들이 학벌체제를 무너뜨렸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자신들을 공부 기계로, 학습 노예로 길들이는 체제를 무너뜨리고 스스로를 해방시킨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68혁명을 ‘모든 형태의 억압받는 체제로부터의 해방’이라고 지칭한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세계의 흐름은 당시 대한민국에서는 군사독재로 인해 비켜가는 비극을 맞이했다. 프랑스에서의 학생 해방과는 달리 우리는 군사독재 체제에서의 통제와 억압의 대상으로 학생들이 병영사회에 속하게 되었다. 지금도 우리의 현실은 어른들이 단합해서 청소년들을 노예 상태로 묶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진보학자 김누리 교수는 이런 학생들을 우리 사회의 ‘마지막 노예’라고 지칭한다. 이제 한국의 청소년들은 노예 상태에 대해 정치적 자각이 필요하며 자신들을 옥죄고 길들이는 학벌 사회에 강력한 저항을 펼쳐야 한다. 그럼으로써 18세 선거권 획득에 적합한 학생파워를 새롭게 형성해야 한다. 이는 요즘 정치권에서 긴장하고 있는 2030 MZ 세대의 연장선에서 그 위상을 형성할 수 있다. 바야흐로 학벌 없는 사회 창조는 청소년들의 강력한 의지와 용기, 연대에 달려 있다. 기성세대는 절대로 청소년들에게 그런 사회를 가져다주지 않을 것임을 자각하라.


기사제공 : 주간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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