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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환경이 나쁘면 ‘개선’부터...
기사입력 2022-08-05 오전 9:54:00 | 최종수정 2022-08-05 09:54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정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부가 발표한 정책에 대해서 거의 모든 교육단체와 학부모가 강하게 반대하는 시국이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1일 아침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정책의 이유와 배경을 설명했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격차를 해소’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허나, 이어진 박 장관의 발언을 보면, 정책을 결정한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은 다른 쪽에서 나온 듯 하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이 시설이 열악한 돌봄센터를 다녀온 후, 아이들이 더 나은 시설을 갖춘 학교에서 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그 취지에서 입학연령 하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육제도 개편이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을 좋은 시설에 있게 하겠다는 이유로 정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양극화 심화’, ‘아이들한테 공정한 기회를 보장’과 같은 이유는 대통령의 정책결정 이유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만 5세 아동을 담당하는 돌봄시설의 시설이 낙후되었다면, 그 아이를 연령에 맞지 않는 상위교육기관으로 보내는 것보다는, 낙후된 돌봄시설을 아이들이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게 상식적인 답 아닐까? 그 시설은 만 5세 아동뿐만 아니라, 더 어린 만 4세, 3세 아동들도 이용하는 곳이다.

정부의 정책이 ‘만 5세 아동의 교육을 위해서 가장 적합한 기관은 유치원이 아닌 초등학교다’라는 전제에서 나왔다면, 이 정책에 대해 정부는 구체적인 시행이유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박 장관의 발언을 통한 윤 대통령의 말처럼, ‘보육기관의 환경은 열악하니까’라는 전제에서 나온 정책이라면 허무할 정도로 어이가 없다.

대통령과의 정책면담에 대해, “대통령님과 교육 정책에 대해서 깊이 있게 논의하고 또 생각을 나눌 수 있었던 상당히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라고 말한 박 장관은, 그 자리에서 ‘낙후한 시설을 개선해야 합니다’라는 말조차 할 수 없었을까? 아니면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일까? 교육부 장관은 이 나라의 사회부총리이기도 하다.

입학연령을 낮추는 정책은, 지난 76년간의 대한민국 교육의 큰 틀을 바꾸는 일이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심도 깊은 연구,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수렴, 긍정적/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검증 등을 거쳤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진행방식은 한 교육단체의 말처럼 “역대 그 어떤 교육정책보다 밀실에서 급조”된 정책으로 “학교 교육 현장을 전혀 모르고 내놓은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표본”이다.

정찬삼 기자 edunews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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