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철 전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교사
원격수업으로 인한 우려했던 교육격차 확인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격수업이 학교 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대두되었다. 원격수업 초기 교육계에서는 많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였으며 그러한 기대와 우려는 현시점에서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원격수업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과 협업을 통해서 어느 정도 안정화되어 갔으나 원격수업을 받는 주체인 학생의 경우 교육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따랐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에서는 우려했던 학생 간 교육격차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는 원격수업에 따르는 교육격차를 해소하고자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발표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의 성적만을 비교한 교육격차이지만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성적뿐만이 아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교육에 대한 격차에도 공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지금의 이러한 교육격차에 대한 논의를 지금까지의 원격수업 상황을 점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교육격차의 원인
원격수업에서 오는 교육격차는 오히려 대면수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더욱 확고히 해준 사례가 되었다. 하지만 원격수업에서 오는 교육격차를 대면수업으로 대처하는 방식보다는 오히려 지금까지 운영했던 원격수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원격수업의 효율적인 운영 방안들을 모색하여 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원격수업으로 인한 교육격차의 원인으로는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원격수업을 위한 여건이 준비되지 못한 채 운영된 점, 학습보다는 출결과 이수율에 초점이 맞춰진 점, 원격교육 콘텐츠 부족과 기능의 부재로 인한 제한된 교육 내용과 방법의 전달 등이 존재한다. 충분한 준비 없이 시행된 원격수업에서 교사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실천적 지식에 대한 내용을 원격수업에 담아내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학부모는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원격수업에 대한 이해와 역할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학생 역시 원격수업을 위한 자기주도적인 학습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부족했다.
이는 많은 연구에서 원격수업이 자기주도적인 학습 역량과 의욕이 있는 학생에게는 보다 효율적이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에게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여주었던 것처럼 중점을 두고 논의해볼 필요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지금의 원격수업을 시행했던 경험을 그저 대면수업을 대신한 수업으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원격수업이 대면수업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원격수업에서 부족했던 다양한 교육 활동들을 개선할 필요성은 제기된다.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이 함께 가치 더하기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의 가치 있는 공존을 위해서는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여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의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하는 개선 방향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교사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격수업의 장점과 학습 효과를 분석하면서 수업을 준비할 수 있다. 원격수업 시 학교와 가정이 연계된 시스템, 학생 학습 과정을 남길 수 있는 콘텐츠, 원격수업에 맞는 평가 방식 등을 도입하여 교육적인 의미의 학습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원격수업에 맞는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들을 구안하고 학생 수준별, 개인 맞춤형 개별화 학습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할 수 있다. 학생은 원격수업을 위한 자기주도적인 학습 역량 함양에 노력할 수 있으며 학부모는 학생과 긍정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원격수업 참여를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다. 이러한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의 상호보완적인 다양한 노력이 더해져 함께 가치 있는 교육으로써 성장하길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시행되는 원격수업의 교육격차에 대한 고민과 대처는 코로나19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또 하나의 K-edu(케이에듀)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 있는 경험들을 토대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미래 교육을 선도하는 교육 강국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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