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안전 사고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한 초등학교에서 셔터가 오작동되면서 초등학생을 덮쳐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을 뿐만아니라, 과학실 내 동물 표본이 깨지면서 유독물질인 포르말린 유출 사고도 심심찮게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안전교육 우수기관으로 선정됐지만, 2018년 학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만 11만건에 달할 정도로 학생들의 안전은 점점 위협받고 있다. 그 실태가 어떤지 살펴보고 필요한 대책이 무엇인지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학생 49명당 사고 1건
교육부의 안전교육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학교 안전사고는 11만건에 달했으며, 2016년 대비 6.1%나 증가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6∼2018년 시도교육청별 학교 내 안전사고 발생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 학교 내 안전사고 발생건수는 11만 4260건으로, 학생 49명당 1건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0만 7650건에 비해 6.1% 증가했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중학생은 34명당 1건의 사고가 발생해 가장 비율이 높았고, 고등학생은 51명, 초등학생은 61명당 사고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2018년 기준 제주가 31명당 1건의 사고가 발생해 발생 빈도가 가장 높았으며, 세종 32명당 1건, 강원 36명당 1건, 경기 40명당 1건, 전북 41명당 1건, 서울 42명당 1건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학교 활동 중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은 체육수업이 32.5%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점심시간 21%, 휴식 및 청소시간 15.4%, 수업시간 12.4%로 순으로 나타났다.
형태별로는 물리적인 힘에 노출된 경우가 39.1%로 가장 많았으며, 넘어짐 26.4%, 사람과의 충돌 13.8% 순이었다.
김현아 의원은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찔리고 베이는 특성화고 실습실
교육과정 특성상 실습이 많은 특성화고에서도 찔리고 베이거나 화상을 입는 등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2018년 특성화고 시도·유형별 실습실 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특성화고 실습실에서 발생한 사고는 총 1284건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275건에서 2018년 376건으로 36.7%로 크게 늘었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찔림, 베임’이 571건(44.5%)으로 가장 많았고, ‘물체 충돌’ 222건(17.3%), ‘화상’ 206건(16%)이었다. 특히 화상 사고의 경우 2015년 37건에서 2018년 72건으로 약 2배가량 증가했다. 전류나 방사선 노출은 15건, 유독성 물질 노출 5건 등 위험한 상황도 매년 발생하고 있었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238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181건, 인천 141건, 경남 119건, 부산 83건이었다. 박경미 의원은 “교육청별로 특성화고 실험·실습실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학생들을 보호하기에는 상당히 미흡하다”며 “주기적인 실태조사와 안전점검을 통해 실습실 사고 발생율을 낮추고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지난 4년간 전류‧방사선 노출 항목으로 집계해 제출한 15건의 안전사고를 확인한 결과, 특성화고 학생들이 실험‧실습과정에서 방사선에 노출된 바는 없었다”며 “특성화고 학생들이 실험‧실습과정에서 안전하게 실습할 수 있도록 교육청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서 공통 활용할 수 있는 특성화고 실험‧실습실 안전매뉴얼을 개발‧보급하고 필요한 법‧제도 개선, 실습실 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 편성 확대, 실험‧실습실에 대한 점검 주기적 실시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통학로 보도 없는 초등학교 1834곳
전국 6083개 초등학교 가운데 30%는 통학로에 보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도 설치가 가능한 학교는 892곳 뿐이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초등학교 6083곳 가운데 통학로에 보도가 없는 학교가 1834곳이었으며, 이 중 보도설치가 가능한 학교는 892곳에 불과했다.
초등학교 주변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전체 초등학교의 30%는 통학로에 보도와 도로가 구분되어 있지 않아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전체 601개교 중 280개교 통학로에 보도가 없어 가장 많았다. 또한 이 중 보도설치가 가능한 학교는 54개교로 226개교는 통학로에 보도를 설치할 수 없다.
조승래 의원은 지난해 2월 어린이의 통학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도로에 보도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은 보도 없는 통학로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부실한 석면제거
교육부가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모든 학교의 석면을 제거하겠다고 했지만, 방학을 이용해 진행되고 있는 학교 내 석면제거가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3년간 석면해체 기준 위반사건 536건을 분석한 결과, 학교 석면 제거 현장에서 적발된 건수가 338건(63%)에 달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가 62건으로 적발건수가 가장 많았고, 경북 38건, 충남 31건, 부산 29건, 대전 27건, 전북 24건, 강원 23건, 경남 23건, 인천 22건 등이었다.
적발상황을 보면, 석면 잔재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고(293건), 작업공간을 제대로 밀폐하지 않은(24건)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가 작성한 세부위반사항에 따르면, 학교 교실 내부와 복도 등 학교 내 각종 공간에서 석면이 함유된 잔재물들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고, 석면함유잔재물 2400kg를 밀봉되지 않은 채 학교 운동장에 방치한 사례도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된 석면해체·제거업체 중 자격요건을 미충족한 무자격 업체도 83곳으로, 이들이 최근 4년간 해체작업을 한 학교는 16개교였다.
이용득 의원은 “석면해체·제거업체 및 작업을 관할하는 고용노동부가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15000개에 달하는 어린이집 및 학교가 석면해체작업을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석면해체·제거업체 및 작업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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