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자사고 중 하나였던 전주 상산고가 재지정 평가에서 79.61점을 받아 기준점수 80점에 0.39점 미달로 탈락했다. 전북도교육청은 청문 절차를 밟아 일반고 전환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교육계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상산고 박삼옥 교장은 결과 발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결과 발표내용이 형평성, 공정성과 적법성에 크게 어긋남에 따라 이를 전면 거부한다”며 투쟁을 예고했다.
이들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이유는 타 시‧도교육청에 비해 기준점수가 10점이나 높은 전북도교육청의 평가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자사고 평가의 통일성, 형평성, 공정성을 위해 공동으로 개발하여 통보한 평가표준(안)에는 기준점수가 70점으로 제시되어 있는데, 전북만 기준점수를 80점으로 상향했다는 것이다.
박 교장은 “다른 시·도 자사고의 경우, 70점만 받아도 그 지위가 유지되는데, 전북 소재 자사고인 상산고는 79.61점을 받아 그 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뜻”이라며 “이것이 과연 김승환 교육감식 형평성이요 공정성이라면 우리는 그 부당성을 만천하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향후 상산고는 평가 결과에 대해 행정소송 및 가처분신청 등 법적구제 수단을 강구하고, 전북교육청에 대해 부당한 행정행위로 인한 피해의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지정 취소에 대한 반발은 교육단체로도 이어졌다.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도 이날 입장을 통해 “자사고 폐지를 위한 불공정 평가 즉각 중단하라”며 공정한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사립초중고법인협의회는 “자사고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력 향상은 물론 교육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해 왔다”며 “전북교육청만 80점으로 대폭 상향하는 비상식적 기준을 내세워 폐지를 강행하겠다는 비교육적 행태를 보였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상산고에 유리한 법인 전입금이나 평가의 중요요소인 학교 구성원의 만족도 관련 지표 배점은 낮췄다”며 “지정 취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교총은 전북도교육청에 재지정 취소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으며, 교육부에는 “전북교육청의 취소 결정은 합리성과 형평성, 공정성 면에서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교육부가 부동의로 자사고 취소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교총은 "현재 국회에 교육감이 평가를 통해 자사고를 임의로 지정 취소할 수 없게 하고, 중대한 법령 위반행위가 없으면 존치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며 “국가 차원의 거시적 관점에서 자사고 운영이 이뤄지도록 정책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자사고를 비롯한 특권학교 폐지가 답”이라며 “공정하고 엄격한 기준과 심의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평가라면 상산고는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서울 등 9개 교육청에 공정한 원칙에 따라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진행할 것과 자사고의 존립 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91조의 3등) 조항을 개정(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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