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의회 소속 교육위원회 의원이 병설유치원 교사의 출‧퇴근 시간을 포함한 시간대별 업무내용을 보고하라는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자료를 어디에 활용하는지 필요성이나 목적을 언급하지 않아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권을 넘어 인권을 침해하는 자료 제출 요구”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의원이 제출을 요구한 자료는 ‘병설유치원 교사(원별 1명) 업무분장 자료(출퇴근 시간 포함 시간별 업무 상세히)’였다. 자료는 30분 단위 등 시간대별 업무를 예를 들어 기술한 서식에 따라 마련하라고 공문을 통해 전했다. 서울시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은 14일 특정 병설유치원에 공문을 보내 20일 오후 3시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이 자료의 문제점은 특정 유치원의 특정 교사 1인에 대해 30분마다 업무를 보고하도록 했다는 점이며, 교총이 교권 침해로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교총은 “일방적으로 특정 교사의 시간대별 업무와 근무 내용을 상세히 공개토록 강제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며 “유치원 교사들은 열악한 인적 구성과 행정 지원으로 근무 부담이 큰 데다, 어린 유아들을 교육하며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보호하느라 휴식권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국정감사 등을 앞두고 학교 등에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차례 무리한 자료 제출요구를 해왔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3월 “의원의 ‘서류 등의 제출 요구’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한이지만 과도한 자료요구로 학교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에 지장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자료제출 요구 관련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절차를 지키며 자료 제출 요구 목적과 경과를 명시하고, 교육과정 운영을 저해하지 않도록 국회에 촉구하기도 했다.
교육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무리한 자료 제출 요구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자료 제출은 교사의 일과를 30분 단위로 보고하라는 ‘교권 침해’이기 때문에 더욱 큰 문제다.
스승의 날이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10월 17일 ‘교원지위법’ 개정안 시행이 다가오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무리한 자료 제출 요구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교사들은 더욱 설 자리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이번 사태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뿐만 아니라 각 시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이 책임 있는 행정을 위해 나서야 교권도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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