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공주대학교 교수
국가환경교육센터장
1. 기후위기와 환경재난의 시대
지구촌 곳곳이 대규모 산불, 홍수와 산사태, 태풍과 기반시설 붕괴, 가뭄과 사막화, 해수면 상승과 침수, 서식지 파괴와 생물 멸종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환경재난이 일상화되면서 가장 가난하고 힘없고 어린 사람들부터 차례대로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 받고 희생당하고 있다. 사람들이 특별히 아끼고 보호해 온 코알라와 캥거루는 물론 산과 강과 바다와 갯벌의 모든 바위틈, 풀 섶, 파도 아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수억의 생명이 사라지고 있다. 툰베리의 말처럼‘우리의 집이 불타고 있다.’ 수억의 생명이 없다면, 인간도 없고 미래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두려움과 조바심을 떨칠 수가 없다.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을 때까지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감염병 역시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가 그 핵심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생태계를 복원하고 기후변화를 획기적으로 막아내지 못하면 우리는 결코 이런 인수공통 감염병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든 사람의 바람처럼 조만간 마스크를 벗을 날이 올 것인지 조차도 우리는 확신할 수 없다.
미래세대는 이제 현실이 되어버린 기후위기와 환경재난을 겪으면서, 가장 기본권인 인권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들의 ‘존재할 권리(생존권)’가 위협받고 있음을 깨달아가고 있다. 지금 어린 세대와 곧 태어날 미래세대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의 생물학적 수명 이전에 생존의 위협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과학적 예측을 감당하며 살아야 하는 첫 번째 세대(generation)가 되었다. 전 세계의 청소년들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 기후행동으로 대표되는 미래세대가 기후 결석 시위와 헌법소원을 통해 기성세대에게‘기후위기 시대,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전환을 당장 시작하라!’고 호소하고, 요청하고, 그리고 명령하고 있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교육감들은 만장일치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후위기‧환경재난 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발표하고, 미래세대의 요청에 응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선언문에는 환경학습권의 보장, 생태문명의 핵심 학교 조성, 온실가스의 감축, 학교와 마을의 연계 강화, 통합적인 다(多)가치 교육의 구현, 지구공동체 생태시민으로의 성장이라는 구체적인 약속이 포함되었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3월호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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