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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경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아동학대는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현상이며, 종종 가정 폭력과 같은 맥락에서 발생하는 매우 심각하고 끔찍한 범죄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 해에도 수많은 아이들이 보호와 양육의 책임이 있는 누군가에게 학대당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성장과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다른 범죄는 누군가가 그 사건의 피해자임이 확인되는 시점에 이르면 대부분 결과가 예견되고 과거 사건으로 인식되지만, 아동학대는 과거의 사건일 뿐 아니라 그 피해가 현재에 진행되는 상황이며 미래에도 지속될 트라우마가 된다. 그만큼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한 것이다.

학대는 아동에게 극도의 공포와 무력증을 초래한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학대가 단회에 그치지 않고 반복됨과 더불어 시간 경과에 따라 강도가 심화되기 때문에 정신·신체적 후유증 역시 시간 경과에 따라 악화되는 양상을 띤다. 학대는 아동의 발달지도를 비틀어 왜곡시킴으로써 아동의 정신과 육체를 병들게 하는데, 그 후유증이 성인기까지 지속될 뿐 아니라 피해 아동 개인에게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체의 안녕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는 아동기의 학대 이력과 청소년기·성인기의 범죄행위 간의 높은 상관관계를 발견한 여러 연구들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동학대는 비단 피해 아동뿐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성을 해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이기 때문에 가정의 건강성 회복과 사회의 안녕 유지라는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공적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다. 이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일찌감치 학대피해아동의 보호와 행위자 처벌을 위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제도 마련을 위해서 힘써왔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2월호에 게재됨>

편집자주

이 글은 김웅 의원실이 주최한 ‘아동 폭력 살인 근절법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2020. 6. 25)의 토론문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