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선거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지는 등 고등학교 3학년은 약 5만명 정도가 유권자로 나서게 됐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을 중심으로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선거교육을 진행키로 했지만,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말 초‧중‧고를 대상으로 ‘2020 총선 모의선거 프로젝트’를 진행키로 했다.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해당 지역 국회의원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모의투표를 실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이에 실천학교로 40개교(초10, 중11, 고 19)를 선정해, 교당 50만원씩 지원한다.
그러나 모의선거 프로젝트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선관위에서 해당 프로젝트에 공무원인 교사가 선거권자인 학생에게 정당, 후보자의 지지도를 조사하도록 하는 행위 등 공직선거법 제86조 1항 3조 등 위반 사항이 있다는 제기를 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은 선관위가 제기한 문제점과 함께 ▲학교 내 선거운동(명함배부, 연설 및 대담, 의정보고회 개최 등) 제한이 가능한지 여부(공직선거법 제80조(연설금지장소) 및 106조1항(호별방문제한)) ▲교육감이나 교육청에서 학교 내에서의 선거운동의 제한을 촉구하는 입장 표명을 하거나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시행하는 경우, 그 행위의 적법성 여부 등도 법률적으로 검토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입장문을 통해 “교육감으로서 18세 선거권 확대를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후보들이 학교를 방문해 ‘연설, 대담’ 등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졸업식장에 와서 명함을 배부하는 등으로 인해 학교가 지나치게 선거운동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관위가 그 허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판단을 존중하며, 선관위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의 입장과 함께 시교육청은 만 18세 유권자에 해당하는 고3을 제외하고 모의선거 교육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선관위와의 법적 다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서울을 제외한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교육부에서 2월 말까지 개발키로 한 선거교육 교수·학습자료를 관련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활용하는 선거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부분 교육청에서의 교육 내용은 투표방법, 선거법 위반 사항을 알리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교육청은 오는 20일 교육청 주관 선거교육 연수에서 담당 장학사, 희망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선거법 교육 가이드라인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며,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는 교육지원청 주관으로 선거권 보유 학생 중 희망학생과 희망고교 교사 대상 선거교육을 진행한다. 교육 내용은 투표방법, 선거요령, 선거법 위반 등 선거법교육과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을 위한 유권자교육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학교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 전학년과 선거법 보유 학생을 대상으로 동일한 내용의 선거교육이 추진된다.
전남도교육청은 선거교육 TF팀 구성·운영을 통해 선거교육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고, 4월 총선에 대비해 2월 중 선거교육 가이드라인 안내, 학생 정치활동 참여 관련 사항 학교 규칙 제·개정 안내, 전남선거관리위원회와 MOU 체결 등을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울산시교육청과 대구시교육청도 학생유권자를 대상으로 선거법 이해 부족으로 인한 위법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례집을 배부하고, 선거절차와 투표 방법 등에 대해서도 교육한다.
서울시교육청 연구에 따르면, 모의선거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94.3% / 매우 그렇다 77.3%, 그렇다 17.0%) 대부분은 ‘모의선거를 해보니 미래에 투표권이 생겼을 때 투표에 꼭 참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는 모의선거가 미래 유권자 교육에서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공동 추진단을 구성해 교육자료 개발 등 선거교육을 위한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해 학생 유권자가 올바르게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힌만큼 향후 추진 방향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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