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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주최하고 있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 공청회가 일부 참가자들의 고성과 폭언, 심지어 폭력까지 이어지면서 파행을 했다.

공청회는 열흘 동안 진행되었고, 첫날인 9월 28일부터 고성과 폭력에 의한 공청회의 방해는 거의 매일 일어났고, 7일과 8일에는 폭력사태까지 벌어졌다.

9월 28일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도덕 교과 공청회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이 단상에 올라와 ‘성평등’ 표현이 동성애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외치며 공청회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30일 있었던 역사 교과 공청회에서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꿀 것과 ‘대한민국 수립·건국’ 표현을 추가해줄 것을 요구하며 연단을 점거하는 등 공청회를 방해했다.

7일 열린 보건과목 공청회에서는 몇몇 남성이 발표자의 연설을 방해하며, 이를 저지하는 이들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8일 열린 총론 공청회에는 참석자들간에 폭력사태까지 일어나면서 공청회는 중단되고 말았다.

교육과정공청회의 목적은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 교사, 학계, 시민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집한다는 데 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청회는 파행과 폭력으로 얼룩졌고, 제대로 된 토의는 사실상 이루어지지 못했다.

교육부가 주도한 행사가 폭력에 의해 무너지는 열흘 동안, 교육부는 왜 이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는가? 처음 하루 이틀은 “그런 일이 생길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하더라도, 일정 후반부인 7일, 8일이 되어서도 교육부는 이를 막지 못했다.

행사의 목적과 이를 통해 이루어졌어야 할 교육과정 개선을 생각한다면, 공청회의 파행을 막지 못한 교육부의 책임은 적지 않다. 공청회에 참가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의견을 표현하려 했던 이들은 아예 말조차도 꺼내지 못했고, 공청회는 폭력 앞에 아무런 대응도 못했다.

진보세력이건 보수세력이건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서 좀 더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밟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열린 공청회가 아닌가.

전교조의 말을 빌리자면, 공청회에서의 비민주적인 모습은 역설적으로 민주시민교육이 왜 필요한지 보여줬다.

교육과정을 토의하는 자리에서 어른답지 못한 어른, 대화의 자리에서 대화를 거부하는 기성세대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청회에 참석한 한 교원대 학생이, “이 자리에 시민으로서의 덕목이 존재하는지 의문”이라는 말이 가슴을 찌른다.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