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철 전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교사
최근 ‘교실 붕괴’, ‘공교육 붕괴’와 같은 말이 학교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百年至大計)라 불리며 교육이 미치는 영향력은 개개인부터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그 잠재력이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교육의 방법으로 질적 교육이 있다.
질적 교육은 학교와 가정, 교사와 학생 간 다양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 대상자들의 다양성과 개성을 중요시 여기며 교육을 통해서 그들의 삶과 생각, 행동 속에서 자아를 실현하고 삶을 고양 시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질적 교육의 관점에서 학교는 다양한 학생의 특성에 따라 학생 자신의 개성을 바탕으로 조화롭게 성장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즉, 학교는 자율성과 다양성을 확보하여 학생이 자신 삶의 주체로서 본연의 개성을 발휘함과 동시에 타인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질적 교육은 교육의 주체인 학생이 주체적인 관점에서 학교와 수업을 바라보고 개선 방안을 학생 스스로 모색하고 실천하도록 한다.
교사들은 교육현장에서 교육의 질은 무엇이고 어떤 방법으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항상 고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자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학생을 가르치는 데 있어 교사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사의 자질을 높여야 하며 교사의 자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을 이해하고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을 실천하는데서 그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 질적 교육은 교사와 학생과의 긍정적 관계 형성을 우선시 하며 그러한 래포가 형성된 교사가 교육현장에서의 다양한 어려움을 학생의 눈으로 공감하며 개선해 나간다고 본다.
누군가를 교육하는 데 있어 학습자를 이해하고 그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교육은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현장의 교사들은 학생을 파악하고 그들이 체험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깊이 파고들어 공감할 수 있는 참여 관찰을 생활화하고 있다.
이처럼 질적 교육은 교육의 본질이자 원초적인 형태이며 모든 교사는 현장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질적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다만 그 체계성과 전문성을 조직화하는 데 인내와 사랑이 필요할 뿐이다.
“어느 날 수업 중 수업에 잘 참여하지 않고 잠만 자는 학생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속적으로 그 학생을 관찰하게 되었고 관찰한 내용과 면담한 내용을 관찰일지와 면담일지로 작성하여 그 흔적들을 중심으로 그 학생의 특성을 파악해보았습니다. 그래서 그 학생이 수업 참여에 힘들어하는 이유를 조금씩 알게 되었고 그 학생이 수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그 학생에게 맞는 과제와 팁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그 학생이 조금씩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것은 단지 수업에만 참여하는 것 이상으로 학생이 학교생활을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교육 현실을 개선하고자 할 때 질적 교육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질적 교육은 학생들의 각기 다른 출발점과 다양한 여건을 고려하여 학생을 교육한 후에도 학생이 학습한 수준과 점검을 통해 학생에 대한 이해를 이어나간다. 이러한 학생 이해의 과정은 학생의 배움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교사는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관찰을 통해서 학생을 이해하고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서 교사 자신도 역시 성장하게 된다. 현장의 교사들이 미래 교육에 많은 고민을 하는 지금,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는 그리고 미래에도 계속 존재할 질적 교육에 대해 한 번쯤은 고민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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