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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교육청 제공.

중학생이 어르신 만학도의 학습을 돕는 '세대 배움동행' 사업이 교육현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참여하는 인원이 지난해보다 2배 늘었다는 데 긍정적 신호다.

이 사업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해 8개 기관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했다. 1년 여만에 11개 기관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올해는 지원 영역을 넓히고 프로그램을 다양화한다고 한다. 여러 사정으로 젊은 시절 학업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이 ‘팔팔한’ 중학교 청소년들과 상호작용하며 배움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대 간 소통의 경험을 얻게 된다. 어르신 만학도들은 AI 등 컴퓨터를 배울 수 있고, 청소년들은 어르신들과의 소통을 통해 인성 함양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겐 이런 기회가 각별하다. 우리만의 고유 전통인 ‘효(孝)’의 정신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옛날의 대가족하에서는 어른과 연장자들과의 생활을 통해 자연스레 ‘몸의 규제’를 훈습하며 성장했다.

예절이 자연스레 몸에 익혀졌던 것이다. 지금의 핵 가족 구조에서는 몸의 규제를 훈습하는 것이 어렵다. 현대 가정의 공간에서는 예절로 자신의 몸을 통제하는 기제(집안의 어른)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에서 퇴계 이황(1501~1570)은 효자로도 유명했다. 그래서 현재도 효 사상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퇴계 이황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다. 퇴계 이황은 1501년에 경상북도 안동군에서 진보 이씨 가문의 부친 이식과 모친 박씨 사이에서 8남매의 막내로 출생했다.

퇴계 생후 7개월 만에 부친이 병으로 별세하면서 퇴계의 집안은 어려워졌다고 한다. 특히 어머니가 농사와 양잠으로 8남매의 생계를 꾸려나가게 되면서 많은 고생을 했다. 그래서 퇴계는 어머니에 대한 효를 더욱 중시하게 되었다.

효 전문가였던 퇴계는 효를 실천하는 방법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어른 앞에서 행동을 삼가고, 어른을 기쁨으로 맞이하고, 어른이 병환이 났을 때는 나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치료하는 것이 효라고 했다.

청소년이 어르신과 교감하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이런 효 정신을 느낄 수 있다면 ‘세대 배움동행’ 사업은 백금보다 더 값진 것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