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시국선언 참여를 이유로 평생 교직에 몸담았던 교사들을 훈포장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 교육계 반발이 크다. 정부조치에 대해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단체는 물론이고 국가인권위원회도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도 국가인권위 지적과 권유를 존중한다고는 했다. 그렇지만 교육부는 “명백한 위법행위이나 시․도교육청에서 징계 등 처분을 이행하지 않거나 처분결과(명단 포함)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지적했듯이 교원들이 시국선언 등 집단행위에 참여한 것이 정부방침에 어긋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그들의 행위는 의견을 표현했을 뿐 그밖에 어떤 해악도 끼친 일도 없다. 학교나 학생들에게 다른 물의를 일으킨 일도 없다. 학교현장에서 때때로 일어나는 폭력이나 성범죄 같은 파렴치행위는 더더욱 아니다. 그리고 인권위원회 지적대로 단순참가자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에 대한 조치도 교사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방식이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대상 교원들은 평생 교직에 종사하면서 제자 양성에 힘써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훈포장을 거부하는 것은 교원단체의 표현대로 평생에 걸친 교육헌신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에 훈포장도 받지 못하고 교단을 떠난 교원은 평생에 몸바쳐온 교직생활에 대한 회한에 잠겨 있을 듯하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원에 대한 정부의 시각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법질서를 수호해야 한다는 정부 나름의 책임감과 고민이 있을 것임을 충분히 이해한다. 국정교과서라고 하는 해묵은 과제를 실행하고 싶어하는 정부당국으로서는 반대선언에 서명한 교사들이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교원과 학생 등 교육계 종사자들의 행위에 대한 제재는 사안에 따라 달라야 한다. 파렴치범의 경우에는 엄정하게 법과 원칙을 적용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처리방법도 교육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과거 일부 대학 신입생이 본의 아니게 2중 등록하는 등 문제가 일어났을 때에도 정부는 이들을 일방적으로 조치하지 않고 최대한 ‘교육적’으로 처리하려고 했던 경험도 있다. 이와 똑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시국선언 교사들의 경우에도 되도록 교육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평생동안의 노고는 노고대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포용적인 태도가 자라나는 청소년 교육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정부의 입장을 살리면서도 교원들의 교직봉사 인생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좀 더 교육적인 방식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
.gif)
.jpg){kind=small}
.jpg)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