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가 교과서 인정제와 자유발행제 확대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자유발행제 도입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런 권고안을 제시했다.
조사위는 “현행 초등 사회(역사) 교과서는 여전히 국정으로 개발중인데 검정 체제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며 “교과서 발행제도도 인정제와 자유발행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사위는 ‘다원화된 교과서 제도 운용과 다양한 유형의 교과서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인정제와 자유발행제 확대를 권고했다.
현행 교과서 체계는 국정과 검정, 인정으로 나뉜다.
국정교과서는 정부가 저작권을 갖는다. 검정교과서는 출판사와 집필진이 저작권을 갖고, 교육부 위탁에 따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심사한다.
인정교과서는 교육감이나 출판사가 저작권을 갖고 시·도 교육감이 심의한다.
자유발행제는 학생들이 배워야 한다고 국가가 고시한 내용(교육과정 성취기준)을 포함하는지, 위헌 요소가 있는지 등 최소한 기준만 갖추면 출판사가 교과서를 펴낼 수 있는 체제다.
문재인 정부는 자유발행제를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국어·사회·수학·과학 등 영어(검정)를 제외한 주요 과목 교과서가 모두 국정이다.
중·고교에서는 검정과 인정 체제가 혼용돼 있다. 그렇지만 국어·사회·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은 검정 체제이다.
현재 교육부는 자유발행제 추진위원회를 꾸려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진상조사위의 이런 권고를 적극 검토하는 한편 공청회 등을 통해 현장 의견을 수렴해 올해 말까지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자유발행제는 모든 과목에 한꺼번에 적용되기보다는 음악이나 미술과 체육 등의 과목에 우선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사회과목 등 시각차가 큰 과목의 경우 자유발행제가 허용되면 정치적 사회적 갈등이 가중되고 교육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진상조사위 조사결과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면서 비밀 태스크포스(TF) 운영, 여론 조작, 홍보비 불법 처리 등을 기획·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진상조사위원회는 위법·부당행위를 기획·지시한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등을 ‘법’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 의뢰를 교육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또 실무에 개입한 교육부 고위 관료 등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신분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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