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생과 학부모가 부담하는 교육비에 관한 통계들이 최근 잇따라 나왔다. 신한은행이 지난 12일 발표한 ‘2018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 1명을 고등학교 졸업시킬 때까지 들어가는 평균 8552만원의 교육비를 쓴다. 이 중 사교육비가 6427만원을 차지했다. 대학 등록금까지 고려하면 교육비로 1억원을 크게 웃돌게 된다.
교육부가 지난 발표한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7만1천원으로 전년보다 5.9%(1만5천원) 증가했다. 5년 연속 늘어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가지 교육비 통계에 관해 혹자는 공신력에 시비를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학생과 학부모가 짊어지는 교육비가 무거울 뿐만 아니라 해마다 늘어나고 있음이 재확인됐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 공교육이라는 것이 과연 있는지 의심하게 된다. 적어도 이런 교육비 통계결과만 놓고 보면 공교육이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공교육비보다 사교육비 부담금액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창 뛰어놀아야 할 어린이 시절에도 사교육비 투입이 많다는 것이다. 교육부 통계결과를 보아도 초등학생 사교육비(25만3천원)가 중학생(29만1천원), 고등학생(28만4천원)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 그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다.
게다가 공식통계로 잡히지 않은 교육비도 적지 않다. 각종 교재비나 교복비 및 급식비 등 부대비용까지 더하면 교육비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들 통계가 ‘평균치’이기 때문에 실제 학생과 학부모가 느끼는 부담과는 상당히 다르다. 수십만원 과외비는 허다하고 심지어 10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아울러 코딩교육을 비롯한 새로운 과외수요도 늘어난다. 실제 많은 가정에서 부담하는 사교육비는 이들 통계에서 제시된 금액을 훨씬 웃도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뭐니뭐니 해도 공교육 내실화가 핵심적인 과제일 것이다. 단속과 같은 대증요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런데 정부가 아무리 공교육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세금을 투입해도 사교육에 날려버린다면 되겠는가. 그런 예산이 아까워서라도 교육비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다 진지한 대책을 교육당국은 마련해야 한다. 이제 교육부의 자존심을 걸어서라도 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실감나는 대책과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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