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영역을 절대평가로 바꾼 결과 입시판도에 변화가 생겼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올해 서울대학교 입시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의 비중은 저하됐다. 반면 일반고가 약진했다고 한다.
이 같은 결과는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우선 수능시험 절대평가 확대에 대해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는 수학능력시험에서 절대평가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의 이런 계획에 대해 반대여론도 작지 않다. 지난해에도 정부의 수능시험 개편시안이 제시됐을 때 이런 반대여론 때문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 결론은 올해로 넘어와 대입정책포럼이나 국가교육회의에서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결과가 앞으로 대입수능시험 개편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 가지 쟁점이 외고와 자사고의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정부방침이다. 정부는 이미 외고와 자사고의 ‘선발우선권’을 없애기로 했다. 일반고와 동시선발하게 하겠다는 방침이 올해부터 시행된다. 이는 특목고의 기득권을 상당히 약화시키는 것이어서 이들 학교의 반발이 작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데 이번 조사결과는 일반고를 고무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외고와 자사고 대신 일반고의 역할과 위상을 확대하려는 교육당국에게도 고무적인 일이다. 따라서 외고와 자사고의 위상을 약화시키려는 교육당국의 입장에 유리한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이번 조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영어 실력이라는 것이 고등학교 때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꾸준히 학습해야 하는 것이다. 아니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필요한 경우 쉬지 않고 배워야 한다. 다시 말해서 요즘 정부가 강조하듯이 평생동안 공부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보면 불과 1~2점 차이로 학생의 우열을 가리고 대학 합격여부를 판정한다는 것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비교육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영어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1~2점 차이로 우열을 가리고 승패를 판가름나게 하는 것은 되도록 지양해야 옳다고 본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절대평가를 확대할 수도 없는 것도 사실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입시에서도 어느 정도의 잣대는 필요한 일이다. 이런 두 가지 상반된 측면을 앞으로 잘 조화시키면서 새로운 수능시험과 입시방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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