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학교 등에서 교장 자격증 유무와 관계없이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교원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학교가 현행 ‘신청 학교의 15% 이내’에서 50%까지 확대했다.
교장 자격증이 없는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자율학교와 자율형 공립고의 교장공모제 확대하는 방안이 ‘절충적으로’ 확정된 것이다.
13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 내용을 담은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에 따르면 전국 1655개 자율학교 및 자율형공립고가 모두 교장공모제 참여를 신청할 경우 절반인 827개교가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사에게도 교장직을 맡길 수 있다.
확정된 방안은 공모 확대 폭은 관련 법령 입법예고 때보다 크게 축소된 것이다. 애초 입법예고안에는 공모제를 전면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입법예고안 취지대로 한다면 1655개 모든 자율학교에 교장공모제를 시행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교장·교감 회원 비율이 높은 한국교총 등의 반발을 수용해 부분확대로 정리됐다.
그 대신 신청 학교가 1곳일 경우 해당 학교에서 실시가 가능하다는 단서조항도 신설됐다. 이에 따라 ‘15% 규정’에 막혀 신청 학교가 적으면 공모제 학교를 지정할 수 없던 제한이 없어진 셈이다.
지금까지는 적어도 7개 학교가 공모를 신청해야 1곳에서 실시가 가능했다. 신청 학교가 6개 이하면 공모제 학교 지정이 불가능했다.
개정안은 학교공모교장심사위원회 위원을 학부모 40~50%, 교원 30~40%, 지역위원 10~30% 등으로 명시했다. 학교 구성원 의견이 고루 반영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가 끝난 후 학교 및 교육청심사위원회 위원 명단도 공개해야 된다.
안정적인 교장공모제 운용을 위해 각 시·도 교육청 결원 교장의 3분의 1에서 3분의 2 범위에서 공모제를 실시하도록 한 현행 권고사항은 유지된다.
공모교장은 학부모·교원 대상 설문조사,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학교 및 교육청 심사를 거쳐 교육감이 최종후보 1명을 교육부 장관에게 임용 제청한다.
교장공모제는 교장 임용방식 다양화로 승진 중심의 교직문화를 개선하고 구성원이 원하는 유능한 교장을 뽑자는 취지로 2007년 도입됐다.
자율학교 및 자율형 공립고의 내부형 공모 외에 교장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학교 초빙형, 자율학교로 지정된 특성화중·고, 특목고, 예·체능계고의 개방형 공모가 있다.
내부형 공모제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 당시 신청학교의 15%만 가능하도록 2009년 시행령이 개정됐다.
이 때문에 교장자격증 미소지자가 임용된 내부형 공모 사례는 56개교(지난해 3월1일 기준)로 전체 국·공립학교 9955곳의 0.56%에 그쳤다. 내부형 공모 대상인 국공립 자율학교 및 자율형 공립고는 1655곳에 달한다.
교장공모제 개선안은 올해 9월1일자 임용 교장을 공모하는 상반기부터 적용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교장공모제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교육공무원임용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안은 내부형 공모제 시행학교 비율 15% 제한 등을 모두 폐지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를 비롯한 보수진영은 ‘무자격 공모제’라며 국민청원 운동과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은 일반학교까지 공모제 전면 확대를 요구했다.
교육부는 “교장공모제와 관련된 찬반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유능한 교사가 교장으로 임용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로 한 국정과제의 취지는 살리면서 교육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미란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교장공모제 개선 방안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현재로선 일반학교까지 전면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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