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를 이유로 폐교를 진행했던 서울 은혜초가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서울시교육청과 서부교육지원청은 학교 측이 개학식까지 담임교사를 배정하지 않는 등 정상운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해 남은 재학생 40명을 전학시키기로 결정했다.
7일 교육청에 따르면, 서부교육지원청은 은혜학원, 은혜초 학부모들과 지난 6일 학교 정상화 방안 논의를 위한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 은혜학원 법인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 결과, 교육지원청과 학부모들은 법인이 학교 정상화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남아있는 재학생 40여명을 전학시키기로 결정했다.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재학생들이 거주지에 상관없이 희망하는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며, 전학 부적응 학생에게는 심리치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지원청은 학교법인 은혜학원에 대해 무단폐교 강행 및 학사 파행 운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 관련 법령에 따라 고발 등 법적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부교육지원청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은혜초의 폐교인가 신청을 반려하며, 학부모와 법인 사이에서 학교 정상화를 위한 집중 점검과 지도를 진행해왔다. 이에 은혜학원은 지난 1월 23일 폐교논의를 중단하며 학교 정상운영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합의했다.
그러나 은혜학원은 학생 수업료를 기존의 2.5배 수준(분기당 397만원)으로 책정한 반면, 개학일인 2일까지도 담임교사를 배정하지 않았다. 행정직원도 출근하지 않는 등 학교 운영에 파행을 빚었다.
한편, 은혜초 학부모들은 대책회의 후 성명을 통해 “교육청이 은혜초와 정상화 합의 후 매일 장학사를 파견해 관리·감독한 결과가 이렇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실패한 행정에 대한 교육감의 책임 있는 입장표명을 내달라”며 “정상화 합의를 무시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기만한 은혜학원 이사장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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