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한 관계자가 지난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들 단체는“유아·초등학교 영어수업 금지와 함께 영어 선행 교육도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영어수업 금지 방안을 두고 학부모 반대와 교육단체의 찬성 사이에서 방침 시행 혹은 유예를 두고 결정의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1월30일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대한 특별법’을 통해 올해 3월부터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을 금지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12월28일 ‘유아교육 혁신방안’을 통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영어수업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각각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교육단체, 학부모들 사이에서 찬성과 반대 주장이 분출하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교육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30여개 교육시민단체들과 연합해, 지난 4일 정부 방침에 찬성한다는 논평을 낸 데 이어, 10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 교육단체는 “교육부의 정책 결정이 유아의 건전한 신체 및 정서 발달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시민사회가 요구해온 것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조기 영어교육의 문제점이 크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사교육걱정은 2014년 국회 교문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국회의원실과의 영어교육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육부의 현 정책 추진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과 경기 지역 유치원 원장과 교사 387명 중 절반 정도(51.4%)가 유치원 영어교육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유치원 영어 교육의 반대 이유로는 ▲유아교육과정에 적합하지 않음(27.5%) ▲유아의 전인적 발달에 장애(24.4%) ▲모국어 습득에 방해(14.0%) 등으로 약 66%가 유아의 신체·정서·모국어 발달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나머지 34%도 상급학교에 진학해서 배워도 충분하기 때문이라며 유아 영어교육의 효과가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아 영어교육의 미미한 효과는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의 2015년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만5세‧초등3학년‧대학생을 대상으로 중국어 학습 후 듣기‧말하기‧ 읽기 능력을 비교한 결과, 말하기 영역에서 만 5세 유아보다 초등학교 3학년 아동과 대학생에게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은 영어교육 금지방안의 효과적 실행을 위해서는 ▲유아학원의 영어 선행 프로그램 규제 동시 진행 ▲초등학교 3학년 대상 ‘교육초등 영어수업 정상화 종합 대책’ 등을 추진해 학부모들의 유아 영어 선행 학습의 부담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어수업 금지에 대한 반대 입장도 거세다. 정부가 구체적인 유아교육 방안을 발표하기도 전인 지난해 12월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부모로 보이는 청원인이 ‘유치원 방과후 영어수업 폐지반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10일 오전 현재 7329명이 참여한 이 청원글은 정부의 유치원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결정이 유아 교육계 혼란과 사교육 확산을 불러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청원글은 “선행학습을 지양하라는 정부의 의도는 알고 있으나, 그 이유로 방과후 수업을 철폐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로 인한 유치원 교사와 학부모, 방과후 영어교사, 관련 업체 등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어린이집 영어수업은 영유아가 다양한 접근방식을 통한 놀이교육으로 재미있게 영어를 접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으며, 사교육에 투자하지 않아도 외국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확장된 것이라고 글쓴이는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글쓴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영어교육을 금지한다면 학습지 등의 사교육 확산과 부익부 빈익빈 격차가 확대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하며, 자영업자인 학원운영자을 경제적으로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영어교육 금지 방안을 재고할 것을 요청했다.
정치계도 반대 주장을 제기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유아교육 혁신방안과 선행학습 금지법은 영어교육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중산층이나 서민 빈곤층 자녀에게 제공되는 최소한의 영어교육기회를 국가가 금지하겠다는 조치는 나쁜 정책”이라고 말했다.
.gif)
.jpg){kind=small}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