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수정하는 일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 정정 현황’에 따르면 2012년 5만6678건이던 학생부 정정 건수가 2016년 18만2405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5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올해도 1학기에만 정정건수를 10만 7760건을 헤아렸다.
지난해의 경우 영역별 정정사항은 ‘창의적 체험활동’이 10만9018건으로 가장 많았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3만6925건,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3만6462건이었다.
기재 영역별로 보면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을 적는 ‘창의적 체험활동’ 영역에서 10만 9018건이 수정돼 가장 많았다. 특정 교과의 학업 능력 등을 적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항목의 정정은 3만 6925건이었다. 학생 인성, 관심사항 등을 적는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영역에서도 바뀐 사례가 3만 646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학생부 정정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대구로 총 5만5475건에 이르렀다. 서울(2만7690건), 경기(2만7446건), 전북(1만7136건)도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부에서 기재할 내용이 가장 많은 ‘창의적 체험활동’ 영역의 경우 대부분 시도에서 정정이 가장 많이 일어났다.
최근 3년간 교육청 감사를 통해 대구, 광주, 경기, 경남 지역에서만 학생부 무단 정정 및 조작이 308건 적발됐다. 관련 교사가 파면되거나 학생의 대학 입학이 취소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현행 교육부 학생부 작성·관리지침에 따르면 해당 학년도 이전 학생부 입력 자료는 원칙적으로 고칠 수 없다. 하지만 기재 실수로 학생의 활동사항이 누락되는 등의 수정요인이 생기면 각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증빙자료 등을 심의해 고칠 수 있게 돼 있다.
따라서 정정 자체가 무조건 불법은 아니다. 그렇지만 정정 건수가 20만건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함에 따라 학생부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저하될 우려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학생부 무단 정정이나 조작 사례가 적발되자 교육부는 학생부의 접근 권한, 수정권한 및 횟수 등이 적절한지 확인할 수 있도록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렇지만 유 의원은 보다 근본적인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재 항목에 객관적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거나, 교사 공동기록을 통해 학생부를 관리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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