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만 해서 사립대학의 한 학기 등록금을 벌려면 500시간 넘게 일해야 한다는 한 취업포털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나마 한 푼도 쓰지 맣아야 된다. 사립대학의 학비부담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는 조사결과이다.
이처럼 비싼 등록금 외에 사립대 학부모와 학생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이 전형료와 입학금이다. 전형료의 경우 국공립대는 대부분 없애기로 했고, 사립대도 일부 인하하기로 했다. 입학급도 국립대는 대부분 없앨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정말 문제는 사립대 입학금이다.
사립대의 경우 입학금이 2017학년도 기준으로 1인당 77만3500원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일부 대학의 입학금은 100만원에 가깝다. 그렇지 않아도 비싼 사립대 등록금 외에 이처럼 입학금마저 높으니 학부모의 어깨가 더 무겁다.
그런데 사실 입학금이 그렇게 비싼 이유가 객관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대학이 받은 입학금은 신입생 사전교육(오리엔테이션)이나 대학생활 안내책자, 신입생 상담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용도가게 비싼 입학금을 충분히 설명해주지 못한다. 사실은 그저 대학들이 알아서 책정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무조건 내라는 식이었다. 한마디로 입학금에 상당한 수준의 거품이 끼어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제 그렇게 비싼 입학금을 끌어내리기 위해 정부가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실비 수준으로 끌어내린 다음 입학금를 징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아예 없애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한다. 정부가 이렇게 움직이니 일부 대학에서는 호응을 보내고 있다. 원광대학교는 2018학년도부터 10년간 단계적으로 입학금을 11만5천300원까지 낮추기로 했다. 올해 입학금(57만6천500원)의 20% 수준이다. 늦기는 했지만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원광대의 이런 움직임을 볼 때 다른 대학도 입학금을 재산정한다면 인하할 가능성과 여력이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다만 당장 없애라고 하면 대학의 충격과 반발이 클 수 있으니 약간의 말미를 주는 것은 충분히 양해할 수 있다. 원광대의 경우처럼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그렇지만 단계적으로 인하하는데 있어 그 기간을 너무 길게 잡을 필요는 없다. 그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빠른 시일 안에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회에도 이미 관련 법안이 여러 건 발의돼 있다. 따라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입학금 폐지도 머지않아 실현될 수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의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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